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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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과 미국 금리 인상으로 증시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커진 시장 상황에서도 꾸준히 수익을 내는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헤지펀드에 분산투자하는 ‘사모재간접펀드’, 미국 등 글로벌 바이오주에 투자하는 ‘글로벌 헬스케어펀드’, 방어주로 꼽히는 소비재에 투자하는 ‘글로벌 소비재펀드’ 등이 주인공이다.

시황 상관없이 절대수익 추구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는 통상 가입금액이 1억원 이상이어서 고액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헤지펀드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이다. 최소 가입금액이 500만원으로 운용 자금이 적은 일반 투자자도 헤지펀드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 가운데 하나로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5월 인가한 상품이다.

일반 주식형 액티브펀드는 벤치마크 지수인 코스피200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내는 게 목표다. 헤지펀드들은 시황에 상관 없이 연 8~10%가량의 절대수익을 추구한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사모재간접펀드는 두 종류다. ‘미래에셋 스마트 헤지펀드 셀렉션’펀드와 ‘삼성 솔루션코리아 플러스알파’펀드다. 미래에셋 스마트 헤지펀드 셀렉션이 설정액 1373억원으로 덩치는 더 크다. 사모재간접펀드가운데 가장 먼저 출시된 상품이다. 올해 4.26%, 최근 3개월 동안 0.79%의 수익을 냈다. 한국형 헤지펀드 가운데 미래에셋운용이 선별한 상품을 포트폴리오에 나눠 담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미래에셋 스마트Q 토탈리턴 전문사모 1호’(펀드 내 비중 13.9%), ‘교보악사 매그넘1 전문사모 투자신탁’(9.6%), ‘지브이에이 Fortress-A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8.58%) 등을 주로 담았다.

지난 1월 출시된 삼성 솔루션코리아 플러스알파 펀드는 설정액을 221억원까지 불렸다. 이 펀드 수익률은 최근 3개월간 -3.0%, 최근 1개월 동안 -1.21%를 기록했다.

‘방어주’ 투자 소비재 펀드

변동장서도 꾸준히 수익냈다… 사모재간접·소비재 펀드·양매도 ETN
소비재 펀드는 다른 업종에 비해 경기와 시장 변동 영향을 덜 받는 방어주로서의 장점을 살리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글로벌 소비재에 투자하는 펀드 33개는 올 들어 평균 0.53%, 최근 1년간 7.71% 수익을 냈다.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익을 낸 펀드는 ‘에셋플러스 글로벌리치투게더’(올해 수익률 8.96%)였다. 이 펀드는 구찌, 발렌시아가 등을 보유한 케링(펀드 내 비중 4.32%), 세계 최대 명품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4.05%), 에르메스를 보유한 에르메스인터내셔널(3.41%)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여럿 담고 있다.

두 번째로 높은 수익을 낸 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선보인 ‘미래에셋 팬아시아컨슈머’로 8.62%를 기록했다. 이 펀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아시아 소비시장에 투자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경기에 상관없이 누구나 구매해야 하는 필수소비재 등은 다른 업종보다 증시 부침에 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며 “높은 시장 지배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지닌 소비재 기업 펀드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횡보장서 수익 내는 구조화 ETN

파생상품을 활용해 설계한 구조화 상장지수증권(ETN)도 횡보장에서 꾸준히 수익을 내는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 5~6% 수익을 목표로 하는 양매도 ETN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매월 옵션 만기일에 외가격(OTM)이 5%인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도한다. 5% OTM 콜옵션을 매도한다는 의미는 한 달 뒤 옵션 만기일에 지금 지수보다 5% 비싼 가격에 지수를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상대방에게 판다는 뜻이다. 옵션만기일에 지수가 5%보다 더 많이 오르면 콜옵션을 산 사람은 원래 약속한 가격에 지수를 사들여 차익을 남기고, 그보다 덜 오르면 지수를 사들일 권리를 포기하는 게 합리적이다. 이렇게 되면 콜옵션을 매도한 투자자는 옵션 프리미엄을 남길 수 있다.

양매도 전략은 콜옵션과 풋옵션을 모두 매도해 양쪽에서 옵션 프리미엄을 남긴다. 한 달 뒤 지수가 지금보다 5% 이상 빠지거나 오르지 않으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횡보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그 이상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 손실 가능성이 생긴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