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은 7일 삼성전기에 대해 오는 2020년까지 고가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가격이 지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주가 21만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전날 삼성전기 주가 하락은 하반기 MLCC 가격하락 가능성 우려에 따른 것으로 판단되지만 이는 저가용 MLCC에만 국한된 것"이라며 "대만 MLCC 업체들이 직접 영향권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삼성전기, 무라타 등 글로벌 MLCC 업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최근 저가용 MLCC 가격하락 우려가 제기된 이유는 최근 1년간 저가용 MLCC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했기 때문으로 봤다. 저가용 MLCC 가격상승 배경이 수요증가 기반의 고가용 MLCC 가격상승과 다르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MLCC 업체와 달리 전략 고객이 없는 대만 MLCC 업체들은 도매상 성격의 대리점 유통만을 통해 MLCC 판매 영업을 전개하고 있어 수요강도와 무관하게 무리한 가격인상을 지속해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KB증권은 올해 하반기 삼성전기의 MLCC 영업이익을 상반기 대비 62% 증가한 6371억원으로 예상했다. 최근 고가용 MLCC 수요상황을 고려하면 보수적인 예상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고가용 MLCC 수요충족률이 60%에 불과해 전체적으로 극심한 수급불균형을 나타내고 있고 MLCC 판매가격이 정보기술(IT)용 MLCC 대비 2~3배 높은 자동차용 MLCC 매출이 4분기부터 본격 반영돼 가파른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이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MLCC 업체들이 향후 성장성이 밝은 고가용 MLCC(자동차, IT) 매출 확대에 주력하는 반면 성장이 정체된 저가용 MLCC는 제품 생산을 의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고 판단, 고가와 저가용 MLCC 시장은 가격과 수급 측면에서 상관관계가 약화되고 있다고 추정했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