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인프라 "내달 19일 임시주총 개최 결정"…다윗과 골리앗 한판 승부
호주 맥쿼리그룹이 한국에서 운용하는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맥쿼리인프라)를 놓고 다음달 토종 헤지펀드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플랫폼파트너스)과 운용사인 맥쿼리자산운용(맥쿼리운용)이 한판 승부를 벌인다. 맥쿼리가 한국에서만 상장 인프라펀드 수수료를 과도하게 부과한다며 운용사 교체를 요구하는 '주주행동'에 나선 플랫폼파트너스의 요구를 맥쿼리운용이 받아들여 이를 안건으로 올린 임시주주총회를 열기로 했다.

맥쿼리인프라는 6일 이사회를 열고 플랫폼파트너스가 요구한 바와 같이 다음달 19일 자산운용사 변경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주총을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맥쿼리인프라 측는 "지난 6월26일 소수주주인 플랫폼파트너스가 맥쿼리인프라 이사회에 임시주총 개최를 요청하고 안건으로 기존 맥쿼리인프라 법인이사이자 운용사인 맥쿼리운용을 코람코자산운용으로 변경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며 "이사회는 지난달 13일 플랫폼파트너스의 실질주주증명을 확인하고 관련 법률과 정관 등을 검토해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주주총회는 다음달 19일 서울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개최될 예정이고, 주총 의장은 정우영 맥쿼리인프라 감독이사가 맡는다. 맥쿼리인프라 이사회는 임시주총에 전자투표 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법원에 검사인 선임을 요청해 총회 소집 및 결의 절차의 적법성에 대한 감시 기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주주명부 기준으로 이달 21일 확정 주주들은 맥쿼리운용을 코람코자산운용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위한 주주 결의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자본시장법에 따라 운용사 변경 안건에 반대하는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맥쿼리운용 측은 "안건이 통과될 경우 맥쿼리인프라는 주주총회일로부터 35일 이내에 안건에 반대하면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의사를 밝힌 주주의 주식을 주주총회 전 15영업일 전부터 주주총회 전날까지(15거래일간) 종가의 거래량 가중평균 가격에 모두 매수해야 하기 때문에 맥쿼리인프라는 이에 따른 심각한 재무적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감독이사가 독립적인 지위에서 2개 회계법인과 1개 법무법인을 선정해 그동안 플랫폼파트너스 측이 제기한 주장들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주장과 달리 맥쿼리인프라 운용보수는 국내외 유사펀드들의 보수 수준 대비 낮거나 유사 펀드들의 보수 수준 범위에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맥쿼리운용은 "플랫폼파트너스 측이 지적한 펀드 운용 과정에서의 특정 거래 행위는 모두 적법하고 유효한 거래였을 뿐만 아니라 관련 투자자산 소속 임직원의 인건비도 국내 유사회사들이 지급하는 인건비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맥쿼리인프라 감독이사는 법인이사 변경 안건을 검토하기 위해 맥쿼리운용과 코람코자산운용에 운용역량을 검증할 수 있는 상세한 자료 제출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맥쿼리운용 측은 "감독이사들이 맥쿼리인프라의 법인이사가 변경되는 경우 안건에 반대한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에 응하기 위한 금액, 현재 법인이사에게 지급할 해지금, 대출금과 사채 상환을 위한 자금을 추가로 조달해야 하는 다양한 재무적 손실과 위험에 노출된다고 판단했다"며 "맥쿼리운용을 제외한 감독이사들이 법인이사 변경 안건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표명했고, 이를 바탕으로 맥쿼리인프라는 금융감독원에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