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정면 대결로 치닫는 양상이다. 두 나라는 서로 500억달러의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에 추가로 부과하려던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높이는 조치를 검토할 것을 지시하는 등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에는 일단락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을 지키기 위해 중간선거 이후에도 ‘경제 냉전’을 끌고 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눈여겨볼 만한 중국 관련주들이 있다. 중국의 경제구조가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수혜를 볼 ‘중국 소비주’가 첫 번째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소득 격차 축소 정책에 소비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며 “2030년에는 중국 소비시장 규모가 12조~15조달러 수준에 이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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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전문가인 한옥석 파트너는 “중국 소비재인 화장품과 면세점 관련주가 좋은 실적을 낸 만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면세점 사업 호조로 깜짝 실적을 발표한 호텔신라가 대표적이다. 제이준코스메틱 등 화장품주들도 중국 매출 증가에 힘입어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무역분쟁의 ‘무풍지대’로 꼽히는 엔터주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인프라 투자·산업 정책 변화의 수혜를 받는 종목들도 있다. 철강주는 미·중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국이 무역전쟁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프라 투자를 확충하는 것이 호재일 수 있다는 평가다. 정하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커창 총리는 최근 지방정부가 인프라 건설 등으로 경기를 부양하도록 1조3500억위안(약 223조원) 규모의 특별채권을 발행하는 재정정책을 발표했다”며 “중국 철강재 가격 상승은 한국 철강재 판가 인상의 근거가 돼 포스코 등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이 그간 자국의 전기차산업을 키우기 위해 친환경차 보조금을 차별적으로 지급했던 ‘배터리 한한령’을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 경우 포스코켐텍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수혜주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