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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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미중 무역전쟁 우려와 '팡'(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주식 조정으로 촉발된 기술주에 대한 회의론이 한국 증시에 먹구름으로 드리웠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7.31포인트(0.32%) 떨어진 2287.68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초 코스피는 미중 무역전쟁이 다소 진정되면서 보합권에서 등락, 2300선을 회복했다. 그러나 지난 2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 검토를 지시하는 등 무역분쟁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재차 부각되며 지수가 하루 사이 1.6%나 급락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공포와 안정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지수 상단을 제한, 코스피가 약한 반등과 단기 조정 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치로 2240~2320을 제시했다. 하나금융투자와 KTB투자증권은 각각 2250~2300, 2250~2330을 전망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전쟁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이번주 지수의 상승을 제한하는 하락요인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8일이 160억 달러 중국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인상 정책 관련 공청회 마감일이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와 중국 증시와의 상관관계도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다만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변화들도 일부 감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관세 부과 일정 지연에 따른 협상 진행 의견도 존재한다"며 "8월을 정점으로 유가, 달러, 위안화의 안정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0.9배가 2200선 초중반이라는 점에서 바닥권은 견조한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시장 일각에서 우려로 부상한 '팡' 기업들의 주가 조정이 국내 증시 및 정보기술(IT)·인터넷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IT 기업들은 이미 2018년 이후부터 '팡' 주식과 디커플링이 확대되고 있다"며 "인터넷 기업들은 글로벌 IT 기업보다는 국내 규제 이슈가 그간 영향력으로 작용해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팡' 주식의 조정이 '제2의 닷컴 버블'로 전개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서는 아직 그 가능성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 연구원은 "실적과 글로벌 플랫폼 확장, 그리고 기업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감안하면 제2의 닷컴 버블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며 "IT 기업의 전반적인 조정보다는 규제, 사업모델을 감안해 '팡' 구도의 개편이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게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박스권 횡보장세에서 투자전략의 초점은 실적주, 구조적 성장주, 이벤트 플레이 대안을 활용한 고점매도 트레이딩에 집중돼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비(非) 코스피200 중소형주, 소프트웨어·미디어·엔터테인먼트 등 커뮤니케이션업종, 2분기 실적주 등을 이 같은 관점에 부합하는 투자전략으로 제시했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