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2일 오전 3시44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후육강관 분야 국내 1위 업체 스틸플라워의 매각이 본격 추진된다. 후육강관은 두께가 20㎜ 이상인 철판을 이용해 생산하는 산업용 파이프로 석유나 천연가스 시추 등에 주로 쓰인다.

[마켓인사이트] M&A시장에 나온 스틸플라워… 철강업체들 벌써 '군침'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스틸플라워의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서울회생법원은 최근 매각주관사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준비에 돌입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잠재 매수자 물색에 나섰다. 기업 전체 매각 외에 사업부별 매각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략적인 매각 금액 등은 조만간 조사보고서가 나오면 알 수 있을 예정이다.

2000년 설립된 스틸플라워는 세계적인 해양플랜트 투자 증가에 힘입어 글로벌 업체로 성장해 2009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2011년 포스코로부터 170억원을 투자받은 이 회사는 2012년 연간 최고 매출 2948억원을 달성하며 2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2년 이후 국내외 후육강관 시장 후발주자들이 공격적인 설비 투자에 나서면서 저가수주 출혈 경쟁이 벌어졌다. 이 영향으로 스틸플라워의 매출은 2013년 1366억원으로 반토막났다. 2014년 1720억원으로 다소 회복했지만 그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에서 20달러대로 급락하는 등 해양플랜트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자 조선사 발주가 크게 줄어들었다. 2013년부터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스틸플라워는 지난 5월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됐고,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IB업계에서는 스틸플라워의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최근 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후육강관 시장 역시 회복세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가 오르면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생산하는 해양플랜트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스틸플라워가 BP, 엑슨모빌, 쉐브론 등 해외 석유 메이저와 조선사 등과 거래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아직 꾸준히 견적의뢰 요청을 받고 있어 자금난을 해소하면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스틸플라워 인수에 3곳 이상의 철강 관련 업체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생산 라인과 해외 영업망이 건재하기 때문에 법정관리를 통해 채무 조정만 원활히 이뤄진다면 개선된 업황을 타고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노리는 동종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