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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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9월 금리 인상 전망에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Fed가 미국 경제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점에 주목하고 있다.

Fed는 1일(현지시간)까지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1.75~2.00%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금리동결은 시장에서 예상한 바였다. 이날 제롬 파월 Fed 의장이 별도의 기자회견을 하지 않아 FOMC 성명서 문구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Fed는 FOMC 성명에서 미 경제의 강한 성장세를 근거로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재확인했다. 특히 경제활동 평가에 대해 기존의 '견고하다(Solid)'에서 '강하다(Strong)'로 상향 평가한 점이 두드러졌다.

Fed는 "경제 활동이 강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고용 시장도 강하다"며 "개인소비와 고정자산 투자도 강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추가적인 점진적 금리 인상이 경기 확장세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FOMC 성명에 비춰 Fed가 경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9월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나섰다고 진단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 고용지표의 꾸준한 개선과 물가 상승 압력 강화 등에 비춰 이번 FOMC에서 피력된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은 9월 금리인상의 사전적인 시그널(신호)로 인식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지수가 FOMC 발표 직전(한국시간 오전 3시) 94.6에서 발표 직후 하락했으나 낙폭을 되돌리는 흐름을 보였다"며 "미국 경제에 대한 FOMC의 판단이 좀 더 강화됐지만 달러지수와 미국 국채의 밋밋한 반응에 비춰 시장이 (FOMC 결과가) 예상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Fed는 지난 3월과 6월 각각 기준 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올해 하반기에도 두 차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활동 평가에서 '강한'이란 문구가 4번이나 등장하는 등 Fed의 낙관적인 경제 전망이 하반기 두 차례 추가 금리인상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8월 FOMC회의에서 경제 호조와 인플레이션 상향 평가로 Fed가 통화정책 긴축 강화 흐름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FOMC 성명서에서는 트럼프 미 행정부가 촉발한 무역갈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안 연구원은 "관세 인상이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문구는 없었는데, 이는 FOMC가 무역분쟁에 따른 영향을 관찰하고 대응하자는 자세인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그는 "무역분쟁으로 성장률이 떨어진다면 금리인상 기조를 낮출 수도 있을 텐데, 이 경우 9월보다는 12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7월에 부과된 관세인상이 무역이나 물가에 영향을 주더라도 3~4개월 정도의 시차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12월 미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아직 여지가 남아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진용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FOMC에서 점도표에 투표한 Fed 인사들의 절대 다수가 12월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며 "올해 총 4번 이상의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Fed 인사는 8명이고 4번 미만 인상을 지지하는 인사는 7명인데, 이는 시장 상황에 따라 12월 금리인상 스탠스가 쉽게 바뀔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FOMC에서 6월 결과를 확연히 바꿀만큼 경기나 물가가 압도적으로 강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여전히 FOMC 내에서 4번 이상의 금리인상에 대한 논쟁은 여전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자료=KB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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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