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를 대표하는 화학 라이벌 LG화학롯데케미칼 주가가 올해 2분기 실적발표 후 엇갈리고 있다. 먼저 실적을 발표한 LG화학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는데도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 기대로 주가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면 실적이 개선된 롯데케미칼은 하반기 실적둔화 우려로 주가가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다.

1일 롯데케미칼은 2만1000원(5.84%) 하락한 33만8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낙폭은 2015년 10월30일(-13.80%) 이후 2년9개월 만의 최대치다. 지난달 4일 32만4000원으로 바닥을 찍고 완만하게 이어지던 상승세에 급제동이 걸렸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분기에 전년 동기(6322억원)보다 10.9% 증가한 701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전날 공시했다. 발표 전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7041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하반기 실적 둔화 우려가 발목을 잡았다. ‘하비’ 등 허리케인이 잇따라 미국 내 화학제품 생산설비가 밀집해 있는 텍사스 지역을 강타한 작년 하반기엔 이 영향으로 주요 화학제품 마진이 급격히 확대됐다. 올해는 이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증권업계 지적이다. 하반기 울산과 여수 지역 생산설비의 정기보수도 예정돼 있어 기회비용 발생이 불가피하다.

LG화학은 2분기에 703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7268억원)보다 3.2% 감소했는데도 주가는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이날 종가는 37만4500원으로 실적 발표일(7월24일) 이후 13.31% 상승했다.

주가 차별화는 사업구조 차이가 핵심 요인이다. LG화학은 △기초소재 △전지 △정보전자소재 △생명과학 △자회사 팜한농 등으로 다변화돼 있다.

이에 비해 롯데케미칼은 화학사업 비중이 사실상 100%에 달해 업황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분기 영업이익률은 LG화학 9.97%, 롯데케미칼 16.19%로 효율성 측면에선 롯데케미칼이 낫다”면서도 “업황에 변화가 생기면 두 회사 처지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