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폭염에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한국전력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료비와 전력구입비 부담은 늘어난 반면 전기요금은 누진제 완화로 오히려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수익성 개선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력 수요 늘어도… 맥 못추는 한전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전은 950원(2.85%) 하락한 3만2350원에 마감했다. 폭염으로 지난달 24일 최대전력수요가 역대 최고치(9248만㎾)를 기록하는 등 전력수요가 늘고 있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지난달 11일 장중 3만550원으로 1년 내 최저가를 기록한 이후 반등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다.

연료비와 전력구입비 부담이 커졌는데도 전기요금은 올리기 어려운 사업구조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 2분기 한전은 985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고 적자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원화 약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연료비와 전력구입비가 작년에 비해 각각 36.2%, 30.5% 늘었을 것이란 분석에 기반한 수치다.

반면 국민들의 체감적 부담이 큰 전기요금은 원자재 가격에 연동해 올리기가 어렵다. 최근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무회의에서 “이번 폭염은 특별재난에 준하는 것이므로 전기요금에 대해서도 제한적으로 특별 배려를 할 수 있는지 검토하라”고 산업통상자원부에 지시했다. 누진제가 일부 완화되면 한전은 수천억원대 부담을 떠안을 전망이다. 최근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잃은 점도 악재다.

다만 정부가 이달 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 올해 세법개정안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제세부담금이 대폭 낮아져 연료비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NG 세금이 낮아지면 내년 4560억원가량 비용이 줄 것”이라며 “2분기를 바닥으로 점진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