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1일 오전 11시25분

LG디스플레이가 1985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그린본드를 발행한다. 그린본드는 자금 사용 목적이 재생에너지, 전기차, 고효율 에너지 등 친환경 관련 투자로 한정된 채권이다. 최근 국내 민간 기업들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채권 발행이 잇따르고 있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연내 해외 채권시장에서 3억달러(약 3300억원)어치 그린본드를 발행할 계획이다. 산업은행과 UBS, 소시에테제네랄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발행 작업에 착수했다.

[마켓인사이트] LGD, 그린본드 발행… 민간기업으로 퍼지는 ESG채권
주관사인 산은은 지급 보증을 통해 해당 채권 신용등급을 ‘AA’로 높일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해외 신용등급이 없기 때문에 이번 그린본드 발행 과정에서 글로벌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새로 신용등급을 부여받는다. LG디스플레이의 최대주주인 LG전자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 등급 중 아홉 번째인 ‘BBB’(S&P 기준)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설비의 에너지 절감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고 광저우에 8.5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을 짓는 5조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전력도 5억달러 규모의 그린본드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산은(3000억원) 한국수출입은행(4억달러) 한국수력원자력(6억달러) 등 다른 기업들이 먼저 발행한 것까지 합하면 올 들어 국내 그린본드 발행 규모는 약 2조3000억원에 달한다. 수은이 한국 기업 최초로 5억달러어치를 찍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발행액(2조1500억원)보다 많다.

올해 다른 종류의 ESG 채권 발행도 쏟아졌다.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한국동서발전은 지난달 그린본드와 소셜본드가 결합된 성격인 지속가능채권 5억달러어치를 한국 기업 최초로 발행했다. 지난달 31일 성공적으로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마친 롯데물산도 이달 초 2억달러어치 지속가능채권을 찍는다.

소셜본드는 저소득층과 중소기업 지원, 사회 인프라 구축, 범죄 예방 등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발행되는 채권이다. 기업은행이 2일 한국 기업 중 처음으로 이 채권을 발행해 5억달러를 조달한다. 한수원은 지난 5월 아시아 기업 최초로 깨끗한 물 공급과 관련한 자금 마련을 위해 찍는 워터본드(3억달러)를 발행했다. 올해 총 8개의 기업이 약 4조원어치 ESG채권을 찍을 전망이다.

한 증권사 채권 발행 담당 임원은 “정부가 친환경, 중소기업 성장,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어 민간 기업들의 ESG 채권 발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관들이 설정하는 ESG 펀드 규모도 증가하고 있어 투자 수요도 넉넉하다는 분석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글로벌 ESG 펀드 자산 규모는 4660억달러로, 2015년 이후 약 60% 증가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