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리, 이달말까지 공개매수
지분 95% 이상 확보해야

소액주주 "매수가 낮추기 위해
회사가 주가관리 소홀" 주장

"기업실적·미래 성장가치 반영
공개매수가 제도 개선해야"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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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8월1일 오전 4시37분

지난달 30일 자진 상장폐지를 위한 자사주 공개매수를 발표한 한국유리공업을 비롯해 아트라스BX 알보젠코리아 등 증시를 떠나려는 기업들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외부의 경영 간섭을 받지 않으면서 사업 재편과 구조조정 작업을 보다 신속하게 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부 소액주주들은 상장폐지로 권익이 침해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자진 상장폐지 잇따라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유리공업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1일까지 상장폐지를 위해 자기주식 보통주 196만8174주(지분 18.68%), 우선주 45만4767주(지분 4.31%)를 총 1258억원에 공개 매수키로 했다. 이 회사 최대주주인 프랑스 유리업체 생고방의 보유 지분(77%)과 이번 공개매수 물량(지분 23%)을 합치면 지분율이 100%에 달한다. 최대주주가 회사 지분 95%(자사주 지분 포함)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한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자회사인 배터리업체 아트라스BX와 제약업체 알보젠코리아도 상장폐지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아트라스BX는 2016년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섰다. 공개매수로 대주주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지분 31.13%)와 자사주 지분을 합쳐 89.56%까지 늘었다. 그러나 95% 이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상장폐지 계획은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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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보젠코리아도 지난해 4월과 11월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섰지만 대주주인 미국 제약업체 알보젠과 자사주 합계가 92.22%에 그쳐 상장폐지에 실패했다. 두 회사는 상장폐지 작업을 다시 진행할 계획이다.

화학업체 도레이케미칼도 지난 3월20일 스스로 증시를 떠났다. 이 회사 최대주주인 일본 도레이첨단소재가 지난 2월 말까지 도레이케미칼 주주의 주식을 주당 2만원에 사들이는 방식으로 지분 100%를 확보했다.

“공개매수가 산출 기준 바꿔야”

아트라스BX와 알보젠코리아 소액주주들은 공개매수 가격이 너무 싸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회사가 공개매수 가격을 낮추기 위해 주가 관리에 소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주총회에서 회사와 소액주주 간 충돌도 잦아졌다. 아트라스BX 지분 1.2%를 보유한 밸류파트너스운용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배당 확대, 감사임원 선임 등의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을 했다. 알보젠코리아는 소액주주 반발로 지난 3월 열려던 주주총회가 5월로 미뤄졌다. 소액주주들은 “투자 확대를 이유로 최근 5년간 배당하지 않은 알보젠코리아가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일각에서는 소액주주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공개매수 가격 설정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상장폐지에 나서는 기업들은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최근 주가를 바탕으로 공개매수 가격을 산출한다. 공개매수 공고일 직전 가중산술평균주가(총 거래금액을 총 거래량으로 나눈 가격)에 프리미엄(웃돈)을 얹는 방식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상장사들은 발표 전날 종가에 평균 28%가량의 웃돈을 얹은 가격을 공개매수 가격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방식으로는 기업 실적과 자산가치, 미래 성장가치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은해 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원은 “중장기를 바라보는 가치·장기투자자는 투자 기업이 상장폐지되면 그만큼 권익이 침해된다”며 “공개매수 가격을 공정하게 산출하기 위해 제도 개선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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