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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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4개 분기 연속으로 기록해왔던 신기록 행진을 멈췄다. 갤럭시S9의 판매 부진 탓이다. 디스플레이도 중국의 저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급 공세에 이익이 크게 줄었다.

실적 발표 당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하락했다. 하지만 1일 전문가들은 3분기 성장이 예상된다며 5만원을 밑도는 현재 주가가 실적 대비 저평가됐다는 진단을 내놨다.

◇ 5분기 만에 '매출 60조' 아래로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연결기준 삼성전자는 매출이 58조4800억원, 영업이익은 14조87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5.7%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분기(15조6400억원)보다는 4.9% 줄어 7개 분기 만에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매출 역시 5분기 만에 '6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실적 부진의 주 요인은 스마트폰이었다. 주력 상품인 갤럭시S9의 판매량이 예상을 밑돌면서 스마트폰 사업 실적이 대폭 줄었다. 2분기 통신모바일(IM)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2조6700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600억원)와 전분기(3조7700억원)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디스플레이패널(DP) 사업 실적도 좋지 못했다. DP사업부의 2분기 영업이익은 1400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1분기 디스플레이 사업의 영업이익은 4100억원으로 한분기 만에 반토막이 났다. 중국 패널 업체 BOE가 10.5세대 LCD를 양산하는 등 중국발 공급량이 크게 늘면서 패널 가격이 하락한 요인이 컸다.

이원식 신영증권 연구원은 "IM 부문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판매 부진으로 전체 휴대폰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11% 감소하며 실적이 악화됐다"며 "디스플레이 부문 또한 LCD 패널가격 하락 심화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량 감소로 큰 폭의 실적 감소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 3분기 실적 성장 재개…주가 기대감도 'UP'

단, 3분기부터는 실적 성장세가 재개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하반기에는 D램 가격 강세로 메모리 실적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OLED 등 디스플레이의 수익성 반등도 예상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청치를 내놓은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평균 추정치)는 17조1220억원이다. 올해 전체로는 매출 250조원, 영업이익 65조원을 기록하면서 이전 최고기록이었던 지난해 실적인 매출 239조5800억원과 영업이익 53조6500억원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연구원은 "최근 고급 스마트폰 시장 내 경쟁 심화로 갤럭시노트9 조기 출시 결정에도 불구하고 IM 부문은 뚜렷한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D램 가격 강세로 반도체 부문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디스플레이 부문 또한 갤럭시노트9 조기 출시 및 미주 고객사의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에 따른 플렉서블 OLED 패널 공급량 확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호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면서 2분기 실적 부진에도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대부분 유지했다. 미래에셋대우와 BNK투자증권을 제외한 대부분이 목표가를 기존 추정치대로 유지했다. 현재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6만5000원 수준이다.

따라서 5만원을 밑도는 현재 주가(이날 오후 2시 기준 4만6550원)의 경우 실적 대비 저평가됐다는 진단이다. 박성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주가는 반도체 업황 악화가 반영된 저평가 수준"이라면서도 "2분기 실적 저점을 지나 하반기 최대 실적 전망이 나옴에도 메모리 업황 악화에 대한 우려감이 다소 지나치다고 본다"고 판단했다.

다만 금융계열사 보유 지분의 오버행 이슈 등은 변수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추가 주주 정책이 없었다는 점도 주가 부양 측면에서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에 하반기 추가적인 주주환원정책이 나오면 본격적인 주가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 약세는 반도체 경기 불확실성과 신흥국 증시 자금유출, 휴대폰 부진 등이 배경"이라면서 "하반기 자사주 소각과 추가적인 주주환원책 실행 가능성으로 현재 주가는 좋은 매수 시기"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