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은 31일 삼성전기에 대해 주가하락은 고객기반과 사업구조가 다른 대만업체 주가급락의 심리적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돼 향후 빠른 주가 복원이 기대된다며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21만원을 유지했다.

이 증권사 김동원 연구원은 "전날 삼성전기 주가는 6.1% 하락했다"며 "이는 대만 MLCC 업체인 야게오, 화신 주가가 하한가를 시현하면서 삼성전기 투자심리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만 MLCC 업체들의 주가가 하한가로 떨어진 것은 8월 중순 발표 예정인 대만 MLCC 업체들의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하회할 가능성이 부각됐고, 중저가 MLCC 가격이 하반기에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대만 MLCC 업체의 주가 등락 폭 확대는 시장에서 충분히 예측 가능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최근 2년간 야게오, 화신 주가가 평균 10배 급등하면서 주가 조정이 불가피한 상태였고, 삼성전기와 달리 전략 고객(captive client)을 확보하고 있지 않은 대만 MLCC 업체들은 중저가 IT 제품(스마트 폰, PC 등)의 수요 증감에 따라 실적 하락의 개연성이 항상 상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향후 삼성전기 주가가 대만 MLCC 업체와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예상된다고 했다. 삼성전기가 고객기반, 제품구성, 미래사업 등에서 대만 업체대비 월등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어서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애플을 비롯한 글로벌 IT 업체를 전략고객으로 확보하며 고가 MLCC의 1년 장기계약만을 수주하고 있는 반면 대만 업체들은 전략고객 부재로 대리점을 통한 중저가 스마트 폰에만 집중하고 있으며 대만업체들은 중저가 IT 제품에만 집중하며 미래 성장이 불투명하다고 김 연구원은 판단했다. 삼성전기는 올 3분기부터 자동차용 MLCC 신규라인 가동을 시작하면서 향후 MLCC 평균판가(ASP) 상승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삼성전기 3분기 영업이익은 전체 사업부의 실적 개선이 시작되면서 전년대비 161% 증가한 2688억원으로 추정돼 2010년 2분기(2804억원) 이후 8년 만에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며 4분기 영업이익도 2755억원으로 추정돼 4분기에도 증익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