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브레인·원익IPS 등 낙폭과대 IT株 '찜'
개인 투자자가 많은 코스닥지수가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상호 관세부과에 따른 무역 전쟁에 이어 네이처셀 회장의 주가조작 의혹 등 바이오주 악재까지 겹치면서다. 전문가들은 일부 정보기술(IT) 부품주와 남북경협주 등 최근 낙폭이 컸던 종목에서 실적 모멘텀이 있는 곳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외국인의 편입이 예상되는 미디어·엔터주, 성장성이 큰 4차 산업혁명 관련주 등도 관심을 가져볼만하다.

낙폭 큰 남북경협주 ‘눈길’

올초 900선을 뚫었던 코스닥지수는 횡보세를 거듭하며 이달 들어 800선마저 붕괴됐다. 코스닥시장 대표 업종인 제약·바이오주가 최근 큰 폭의 조정을 보인 것이 컸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신라젠의 낙폭이 특히 컸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여부를 둘러싼 논란 이후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며 “특히 기관과 외국인이 많이 거래하는 코스닥 대형 바이오주의 타격이 컸다”고 말했다.

솔브레인·원익IPS 등 낙폭과대 IT株 '찜'
코스닥시장의 높은 신용융자 잔액도 조정폭을 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현재 코스닥 시장의 신용융자 잔액은 5조4000억원 규모다.

증권 업계에선 대안이 될 만한 종목찾기에 나섰다. 실적 모멘텀이 있으면서 최근 크게 내린 이른바 ‘낙폭 과대주’가 우선 거론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예림당, 솔브레인, 원익IPS, 다산네트웍스 등이 낙폭 과대 종목으로 꼽힌다. 최근 디램(DRAM) 등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을 겪으면서 조정받은 IT부품주가 많은 추천을 받았다.

다산네트웍스와 예림당은 최근 하락폭이 컸지만 지난 2분기 영업이익(하나금융투자 추정치)은 작년 동기에 비해 각각 400.0%, 196.2%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예림당 등은 최근 낙폭이 컸고 기관 매수세가 약했던 종목이어서 바닥에서 매수하려는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했다.

한국경제TV 전문가들은 지난 4~5월 남북 화해무드를 타고 상승세를 타다 최근 조정받은 남북경협주 중에서 투자 종목을 선별해 볼 것을 권했다. 양태원 파트너는 현대로템·성신양회를 ‘톱픽(최선호주)’으로 꼽았다. 양 파트너는 “현대로템은 철도부문 매출이 크게 늘면서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에 비해 251% 늘어났다”며 “북한 철도와 지하철 사업이 현실화되면 기업가치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IT주 매수도 고려할 만

하반기 글로벌 자본시장의 이벤트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오는 9월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이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 정기 변경에서 신설된 ‘커뮤니케이션’ 부문에 처음으로 종목을 편입한다. 커뮤니케이션 분야에는 기존 통신관련주에 미디어, 소셜 미디어 관련 대형 IT주, 콘텐츠·게임 관련 기업들이 포함된다.

이에 따라 국내 미디어·소프트웨어·엔터주 등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몰릴 가능성이 커졌다. 코스닥 시장에선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에스엠 등이 커뮤니케이션 부문으로 소속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상호 한국경제TV 파트너는 엔터주 중 에스엠을 추천주로 꼽았다. 신 파트너는 “에스엠의 경우 하반기 ‘엑소’(EXO)와 ‘SJ’의 글로벌 투어가 예정돼 있어 실적이 계속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인공지능(AI)·전기차 등으로 대표되는 국내외 4차산업 관련주를 대안으로 삼아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중 분쟁 대외환경에 가려 주목받지 못하고 있지만 4차 산업혁명 관련 정부 정책의 모멘텀이 살아있다”고 강조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증시 조정에도 아마존·구글·넷플릭스 등 미국의 4차 산업혁명 관련주는 꾸준한 흐름을 보였다”며 “미국·중국의 대형 IT기업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했다. 국내 증시에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 전기차·자율주행차의 부품 등에 쓰이는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생산업체인 삼성전기 등이 하락장에 견딜 4차산업 혁명 수혜주로 꼽힌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