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증시가 부진한 이유는 다른 아시아 신흥국보다 경기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가 둔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이상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각국의 MSCI지수를 분석한 결과 작년 7월 이후 지난 25일까지 13개월간 한국 증시는 아시아 주요 신흥국과 비교해 월평균 0.86%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도 지난해 4월 이후 지난 5월까지 13개월 연속 아시아 주요 신흥국 평균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선행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해 내놓는 지표다. 100을 초과하면 경기 확장, 미만이면 경기 둔화 국면이 찾아오는 것으로 해석한다. 가장 최근인 5월 발표된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99.52였다.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3월(100.89)을 정점으로 1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990년 이후 한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아시아 주요 신흥국보다 높았던 시기에 한국 증시의 월평균 초과 수익률은 0.74%였다. 반면 경기선행지수가 아시아 주요국보다 낮았던 기간엔 한국 증시의 초과 수익률이 -0.38%로 부진했다.

한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장기간 아시아 주요국 지수를 밑돈 뒤에는 대부분 큰 폭의 증시 조정이 이뤄졌다. 16개월 연속으로 경기선행지수가 부진했던 2006년 3월~2007년 6월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다.

1995년 8월~1997년 1월 이후엔 외환위기가 찾아왔다. 이 연구원은 “경기선행지수 부진이 증시 위기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경기선행지수 부진이 이어지면 증시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