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선진국 증시에서 정보기술(IT) 업종 지수가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오르면서 한국 IT주의 반등 기대가 커지고 있다.

MSCI 월드 IT 지수는 지난 20일 251.4로 마감했다. 최근 한 달 동안 4.62% 올랐다. 이 지수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알파벳(구글 모회사), 비자, 인텔, 시스코, 마스타카드, 오라클 등 선진국 대표 IT주 23개 종목을 담고 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증시가 최근 주춤하지만 선진국 IT 업종 지수는 이달 중순 들어 연중 고점은 물론 1년 내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며 “하반기 한국 등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신흥국 IT 업종의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 들어 MSCI 월드 IT 지수가 13.9% 오르는 동안 MSCI 신흥국 IT 지수는 2.9% 하락했다.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인 데다 상반기 신흥국 증시가 동반 급락한 탓이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수출 비중이 큰 신흥국 IT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나빠진 영향도 받았다. MSCI 신흥국 IT 지수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텐센트, 알리바바, TSMC, 바이두 등 24개 종목이 포함돼 있다.

당분간 선진국과 신흥국 IT 업종 지수 간 간극은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IT 산업은 긴밀히 연결돼 있기 때문에 신흥국 IT업종 주가는 장기적으로 선진국 IT 업종에 동조해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년 추이를 보면 MSCI 월드 IT 지수가 연평균 18.9% 오르는 동안 MSCI 신흥국 IT 지수도 연평균 17.2% 상승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