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용 철강업체 제일제강이 ‘보물선 테마주’로 통하며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7일 울릉도에서 러시아 보물선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신일그룹의 계열사로 알려지면서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하지만 18일 신일그룹 임원이 경영권을 인수할 예정이지만 보물선 사업과는 관계가 없다고 공시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제일제강은 18일 코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260원(6.25%) 내린 3900원에 마감했다. 전날은 960원(30.0%) 급등한 4160원에 마감했다. 이날도 오후 2시39분까지 가격제한폭인 1240원(29.81%) 오른 5400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제일제강이 오후 2시40분께 “신일그룹이 최대주주는 아니며 보물선 사업과도 일절 관계가 없다”고 공시하면서 급락했다.

제일제강의 기존 최대주주인 최준석 씨는 5일 류상미 신일그룹 대표와 최용석 씨피에이파트너스케이알 회장 등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류 대표 등은 제일제강 주식 451만1239주(지분 17.34%)를 185억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계약금 명목으로 18억원을 납부했다. 오는 9월12일 나머지 인수대금을 지급해야 지분을 받는 만큼 류 대표 등이 현재 경영권을 넘겨받은 것은 아니다. 신일그룹 임원이 인수하기 때문에 신일그룹 계열회사로도 분류되지 않는다.

신일그룹의 실체도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신일그룹은 지난달 1일 설립한 회사로 자본금은 1억원이다. 서울 여의도 신송센터빌딩에 본점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류 대표 등이 사내이사로 있다. 바이오 블록체인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을 하고 있다. 재무제표 등을 공시하는 계열사도 없다. 이 회사에는 최원석 동아그룹 회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홍건표 회장을 비롯해 동아건설 임원 출신 등이 몸담고 있다. 동아건설은 2001년 1월 돈스코이호 인양 소동을 벌이며 주가가 급등했지만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면서 두 달 뒤 상장폐지됐다.

금감원은 이날 보물선 테마주와 관련해 “보물선 인양 사업의 구체적 사실관계 확인 없이 풍문에만 의존해 투자하면 손해를 볼 수 있다”며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