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16일 오후 4시12분1인칭 총싸움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게임업체 블루홀이 불법 주식거래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일부 벤처캐피털(VC)과 임직원들의 투자 회수를 돕기 위해 자회사 펍지(주)가 삼성증권과 체결한 총수익스와프(TRS) 거래가 상법과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금융감독원은 해당 거래의 위법 가능성을 조사할 방침이다. 블루홀이 중국 텐센트와 벌이고 있는 5000억원 규모의 지분 매각 협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투자은행(IB)업계가 우려하고 있다.블루홀은 최근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았던 사업보고서의 일부 기재 내용을 정정해 공시했다. 이를 통해 자회사인 펍지가 지난해 9월 삼성증권과 블루홀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맺은 TRS 계약의 법 위반 가능성을 공개했다.공시에 따르면 당시 삼성증권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 삼성스카이제일차(주)는 일부 VC와 임직원들이 보유하던 블루홀 보통주 및 상환전환우선주(RCPS) 37만2597주를 주당 48만원에 사들였다. 총 거래금액은 1788억4700만원이었다.블루홀 주가 변동에 따른 수익과 손실은 펍지가 떠안고, 배당수익도 펍지에 귀속된다. 대신 펍지가 삼성증권에 31억원의 거래 수수료와 연 4.05%의 프리미엄을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사실상 펍지가 삼성증권과 의 TRS 거래를 통해 VC와 임직원들의 블루홀 지분을 사준 셈이다.문제는 이 거래가 자회사의 모회사 주식 매입을 금지한 상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는 점이다. 회사 측도 정정 공시에서 “이 거래는 상법 제342조의 2에서 금지한 ‘자회사에 의한 모회사 주식의 취득’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TRS 거래를 통해 VC 외에 이 회사 임직원들까지 보유 지분을 현금화했다는 사실은 또 다른 ‘불씨’다. 임직원들은 당시 17만6009주를 팔아 845억원의 현금을 챙겼다. 펍지 이사 3명 중 당시 거래를 승인한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 2명 모두 이 거래를 활용해 지분을 팔았다. 블루홀은 이번 공시를 통해 ‘유효한 이사회의 승인이 없는 이사의 자기거래에 해당돼 거래가 무효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펍지가 블루홀 주식 가치 변동의 위험을 부담한 것은 펍지 이사들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를 위반한 행위란 지적도 있다. 펍지는 블루홀 주가가 48만원 밑으로 내려가면 손실을 본다. 거래 체결 당시 78만원대까지 치솟았던 블루홀 주식은 최근 하락해 장외시장에서 5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법조계에서는 펍지가 자본시장법을 위반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전문투자자가 아니라 일반투자자의 경우 TRS와 같은 장외파생상품은 헤지 목적으로만 거래할 수 있다. 펍지는 전문투자자 자격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펍지가 복잡한 TRS 거래까지 동원해 VC와 임직원들의 블루홀 지분을 사준 건 지난해 텐센트의 블루홀 경영권 인수 시도와 무관치 않다. 텐센트는 배틀그라운드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둘 조짐을 보이자 블루홀에 경영권을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블루홀이 이를 거부하자 텐센트는 VC들에 접근해 지분 인수를 시도했다. 투자 회수를 원했던 일부 VC들은 텐센트에 지분 일부를 팔기도 했다. 하지만 텐센트가 매입한 지분은 5% 미만에 그쳤다. 블루홀이 VC들에 ‘우리가 지분을 사주겠다’고 제안한 덕택이었다.하지만 당시 블루홀은 자사주를 사들일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배틀그라운드 흥행으로 현금은 충분했지만, 직전 회계연도인 2016년 249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법적으로 자사주 매입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자회사인 펍지가 구원투수로 나선 배경이다.블루홀과 삼성증권은 외부 법무법인으로부터 이상이 없다는 의견을 받고 거래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블루홀 관계자는 “주식 취득을 위한 자금이 회사의 출연에 의한 것이어야 제3자 명의를 통한 자기주식 취득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며 “이번 TRS 거래는 자회사의 모회사 주식 취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펍지 이사들의 자기거래 논란에 대해서도 “주주로서 개인의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펍지 이사가 펍지와 거래한 건 아니어서 이해충돌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블루홀은 텐센트와 5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 협상을 진행 중이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텐센트는 블루홀 지분 10% 이상을 보유하게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 최대주주는 20.4%를 보유한 장병규 블루홀 의장이다.■총수익스와프(TRS)total return swap.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과 위험을 모두 이전시키는 파생금융상품. 매입자는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매도자에게 지급하고, 매도자는 약정이자 외에 기초자산 가치 하락 등에 따른 손실도 보전해 준다.유창재/하수정 기자 yoocool@hankyung.com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한화투자증권 IBK투자증권으로 구성된 삼성증권 컨소시엄이 프랑스 덩케르크 항구에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 인프라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삼성증권은 13일 구성훈 삼성증권 사장(사진 왼쪽)이 전날 에므릭 듀콥 프랑스전력공사(EDF) 인수합병본부장과 파리에서 지분 인수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삼성증권 컨소시엄이 인수한 덩케르크 LNG 터미널은 프랑스 4대 LNG 터미널로 불린다. 삼성증권 컨소시엄은 덩케르크 LNG 터미널 지분 39.24%를 약 8500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프랑스 전력공사와 에너지그룹 토탈이 보유하고있는 75% 지분의 일부다. 나머지는 벨기에 에너지그룹 플럭시스 컨소시엄이 가져간다.삼성증권 컨소시엄은 8000억원대 중반의 지분 전부를 총액인수한 다음 국내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재판매할 계획이다. 국내 재간접펀드 운용은 삼성자산운용이 맡는다. 기관투자가들이 투자할 지분펀드는 투자기간 20년에 기대수익률(유로화 수령 기준) 연 7%대로 잡았다.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삼성증권은 삼성-IPM컨소시엄이 프랑스 덩케르크 항구에 있는 LNG터미널 지분을 인수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삼성-IPM컨소시엄은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프랑스 덩케르크 항구에 있는 LNG터미널의 지분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IPM컨소시엄은 삼성증권을 비롯해 IBK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삼성자산운용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딜은 프랑스 전력공사와 에너지그룹 토탈이 보유하던 1조5000억원 상당 LNG 터미널 지분 75%를, 삼성증권 컨소시엄과 벨기에 에너지그룹 플럭시스 컨소시엄이 각각 39.24%와 35.76%씩 나눠서 인수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국내 증권사 컨소시엄 중 역대 최대 규모의 인프라 투자 인수 건이다. 덩케르크 LNG터미널은 유럽에서 2번째로 큰 규모로 프랑스와 벨기에 전체 LNG 소비량의 20%를 담당한다. 이에 프랑스 정부의 전략자산으로 보호받고 있으며 가스공급 및 LNG터미널 전문기업인 플럭시스가 운영을 맡고 있어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삼성증권은 이번에 인수한 지분을 기관투자가의 투자 니즈에 맞춰 지분펀드와 대출펀드 등 형태로 구조화해 공급할 계획이다. 지분펀드의 경우 기대수익이(유로화 수령기준) 연7%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삼성증권 관계자는 "최근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미국 대비 유로화자산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인식과 함께 그간 대체투자가 부동산 위주로만 진행됐다는 우려가 있다"며 "덩케르크 LNG 터미널의 경우 인프라 특유의 높은 안정성과 유로화 자산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어 인수 사실이 알려진 후 기관투자가들의 사전문의가 이어지는 등 관심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삼성증권은 이번 인수의 실사단계에서 이미 한국가스기술공사로부터 기술검토를 마쳤다. 운영 단계에서도 한국가스공사의 자문을 제공받아 사업 운영의 안정성을 더 보강할 계획이다.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