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인상과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증시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은 악재도 세계 각국 소비자의 ‘명품 사랑’과 인터넷 쇼핑, 동영상 콘텐츠 소비 열풍은 꺾지 못했다.

세계 최대 명품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주가는 올해 22.6% 올랐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 주가는 각각 52.5%, 96.8% 상승했다. 이 같은 글로벌 소비재의 질주에 힘입어 명품 브랜드와 콘텐츠 관련 소비재에 집중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가 변동성이 높은 장세 속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내 투자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소비재 기업에 중점 투자하는 글로벌 소비재 펀드 ‘에셋플러스 글로벌리치투게더 펀드’는 최근 석 달간 7.33%, 올해 들어 10.18% 수익률을 올렸다. ‘미래에셋 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 펀드’도 같은 기간 6.34%, 9.64% 수익을 냈다.

국내 주식형펀드와 해외 주식형펀드가 최근 석 달간 각각 6.07%, 3.25%의 손실을 보고, 연초 이후 6.65%, 1.72%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두 펀드는 럭셔리 상품이나 문화콘텐츠 관련 상품 등 고부가가치 소비재를 생산하는 기업과 정보기술(IT) 등 신성장 업종 혁신기업에 중점 투자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에셋플러스 글로벌리치투게더 펀드’는 구찌의 모기업 케링(4.27%)을 비롯해 페이스북(4.12%), LVMH(4.0%) 등을 많이 담고 있다. ‘미래에셋 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 펀드’는 아마존(6.0%)과 지급·결제업체 비자(5.31%), 넷플릭스(4.87%) 등을 높은 비중으로 편입하고 있다.

정석훈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해외운용본부장은 “최근 글로벌 시장 변동성이 커진 것은 주요국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약하기 때문이 아니라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축소 노력 등 정책적 요인 때문”이라며 “삶을 더 윤택하게 하는 고부가가치 소비재에 돈을 쓰는 소비 트렌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미국의 실업률이 1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미국 소비 시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고 중국도 중산층의 소비력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어 탄탄한 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는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