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16일 오후 4시5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 중인 롯데정보통신이 당초 제시한 희망범위 중간값보다 낮은 수준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상장 후 안정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 기관투자가들이 수요예측 때 제시한 가격보다 다소 낮게 공모가를 결정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 롯데정보통신은 16일 공모가액을 주당 2만9800원으로 확정했다고 공시했다. 확정 공모가액을 적용한 상장 후 시가총액은 약 4300억원이다.

[마켓인사이트] '눈높이 낮춘' 공모가… 롯데정보통신, 2만9800원 확정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지난 11~12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한 결과 3만1000원(희망범위 중간값) 이상의 가격을 써낸 곳이 약 72%로 절반을 크게 웃돌았지만 주주 가치 극대화를 위해 시장 친화적인 가격으로 공모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수요예측에는 423곳의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79.33 대 1을 나타냈다.

롯데정보통신은 수요예측 전부터 눈높이를 다소 낮춘 주당 2만8300~3만3800원의 희망 공모가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같은 희망 가격은 회사의 2018년 예상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 14.5~17.4배에 해당한다. 포스코ICT, 신세계아이앤씨, 삼성SDS 평균인 21.0배를 밑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 평균 대비 17.3~30.7% 할인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롯데정보통신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8197억원, 영업이익은 342억원이다.

증권가에선 지난해 롯데지주 출범 이후 첫 계열사 기업공개(IPO)에 나선 롯데그룹이 다른 계열사들의 흥행을 의식해 눈높이를 낮춘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상장 후 주가가 부진할 경우 최상위 지배회사인 호텔롯데를 포함해 롯데컬처웍스(복합상영관), 코리아세븐(편의점), 롯데건설 등 IPO 후보 계열사 공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2006년 상장한 롯데쇼핑이 장기간 주가 부진을 겪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롯데정보통신은 1277억여원의 공모자금을 신기술 개발과 글로벌 사업 확대에 활용할 계획이다. 4차 산업혁명에 부합하는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블록체인, 모바일, 인공지능(AI) 등 핵심 기술 분야에 투자해 신성장 동력을 얻는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분야에서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금융·의료·유통·결제 분야를 공략할 계획이다. 마용득 롯데정보통신 사장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신기술을 기반으로 대외 및 글로벌 시장 확장에 나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지주가 지분 100%를 소유한 롯데정보통신은 상장 후 발행 주식 총수의 30%에 해당하는 428만6000주의 신주를 공모 중이다. 일반투자자에겐 20%인 85만7200주를 배정했다. 17~18일 이틀간 일반청약 신청을 받고 오는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