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에 새 감리 조치안 요청…상장폐지는 일단 피해
삼바 "행정소송 불사"…참여연대 "삼성 봐주기"
증선위 "삼바 고의 공시누락"… 분식회계 판단 유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조치안 심의 결과 공시누락 부분에 대해 '고의'라는 판단을 내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부당하게 변경했다는 조치안 핵심 지적 사항에 대해선 결론을 유보하고 금융감독원에 다시 감리할 것을 요청했다.

공시 누락에 의한 회계처리 기준 위반은 상장 실질심사 대상은 아니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일단 상장폐지 우려는 벗어나게 됐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선위 발표 직후 유감을 표시하고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용범 증권선물위원장은 12일 기자브리핑을 통해 "오늘 임시회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명백한 회계 기준을 중대하게 위반했고 그 위반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고의로 공시를 누락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는 금감원의 지적 사항 중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미국 바이오젠사에 부여하고도 이를 공시하지 않은 것에 대한 판단이다.

증선위는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담당 임원 해임권고, 감사인 지정 및 검찰 고발 등의 제재를 의결했다.

또 해당 재무제표를 감사하면서 회계 감사 기준을 위반한 삼정회계법인 및 소속 공인회계사에 대해서는 감사업무 제한, 검찰 고발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폐지 절차 중 하나인 실질심사는 받지 않게 됐다.

회계처리 기준 위반으로 검찰 고발·통보가 되는 경우 상장 실질심사 대상이 되지만 공시의 주석 누락에 의한 위반은 그렇지 않다.

증선위의 검찰 고발·통보 조치와 함께 회계처리 기준 위반액이 자기자본의 2.5% 이상일 경우만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증선위는 이번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부당하게 변경했다는 지적에 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증선위 "삼바 고의 공시누락"… 분식회계 판단 유보
이는 금감원 감리조치안의 핵심 지적사항으로 분식회계 판단 요소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를 장부가액(종속회사)에서 공정가액(관계회사)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판단해 증선위에 제재를 건의했다.

그러나 증선위는 "관련 회계기준의 해석과 적용 및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으나 핵심적인 혐의에 대한 금감원 판단이 유보돼 조치안 내용이 행정처분의 명확성과 구체성 측면에서 미흡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증선위는 이 부분을 두고 지난달 20일 3차 심의 이후 금감원에 감리조치안 수정을 요구했지만 금감원이 거부해 일단 기존 조치안 내용 중 일부에 대해서만 이번에 의결을 했다.

하지만 증선위는 금감원에 사실상 새로운 감리와 조치안을 주문했다.

증선위는 "그 혐의 내용에 대해서는 향후 감리가 예정돼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한 최종 조치는 금감원 감리 결과가 증선위에 보고된 뒤에 결정되며 위법 행위의 동기 판단에 있어서는 조치 원안을 심의할 때와 마찬가지로 2015년 전후 사실관계가 중요하게 고려될 것"이라고 밝혔다.

증선위는 "오늘 처분 결정을 하지 못한 사항에 대해서는 다소 시일이 걸리더라도 추후에 명확하고 구체적인 처분을 내리기로 선택했다"며 "금감원의 감리 후 새로운 조치안이 상정되는 경우 신속한 심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선위 발표 직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의로 회계부정을 저지를 이유가 없다"며 "향후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의 이익 보호를 위해 이러한 회계처리 적절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행정소송 등 가능한 법적 구제수단을 강구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 문제를 초기에 제기한 참여연대는 보도자료를 내고 "전형적인 삼성 봐주기 판결로 (증선위가) 존재 의의를 스스로 부정했다"고 논평했다.

참여연대는 "공시 누락을 고의로 판단했다면 그 의도와 파급 효과도 제대로 밝혀야 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콜옵션 공시 누락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부정 문제로만 볼 수 없고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의 부당성을 은폐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된 측면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