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이어온 삼성전자의 실적 신기록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반도체와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양호한 성적을 거뒀지만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부문이 실적 증가세의 발목을 잡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삼성전자는 6일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9% 감소한 58조원, 영업이익은 5.2% 늘어난 14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이는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실적 전망치 평균)인 15조2704억원을 밑도는 수치다.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직전 분기 영업이익 15조6420억원 보다는 5.4% 줄었다.사업부문별 구체적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디스플레이와 모바일 사업부의 부진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디스플레이의 경우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과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물량 감소 등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특히 LCD 가격 하락이 사업부문의 2분기 적자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1분기에도 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은 4100억원으로 집계, 매분기 약 1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지난해보다 감소된 모습을 보였다.모바일 사업부도 물량 감소, 평균판매단가(ASP) 하락,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이 겹쳐 영업이익률이 하락했을 걸로 점쳐진다.삼성증권은 2분기 갤럭시S9 판매량을 1분기 1000만대보다 소폭 줄어든 900만∼1000만대 수준으로 봤다.2분기에 마케팅 비용은 늘었지만 물량효과가 기대를 밑돌아 만족스러운 실적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정이다.반면 반도체와 소비자가전(CE) 사업부가 그나마 2분기 실적을 끌어 올렸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반도체는 1분기 때보다 늘어난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D램은 전 분기보다 늘었으나 낸드는 감소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반도체 사업부의 실적은 최근 계속해서 증가해왔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했고, 올해 1분기에는 처음으로 11조원을 넘어섰다.CE 사업부는 TV 부문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을 것으로 점쳐진다. 월드컵을 앞두고 물량이 증가했고 패널 가격이 하락한 덕분에 이익률이 개선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공장 하나가 아니라 한국 디스플레이산업 전체에 대한 견제로 봐야 합니다.”4일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과 관련된 중국 정부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 이전 요구를 이같이 해석했다. 세계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한국 OLED산업을 견제하고, 자국 업체들이 관련 기술을 축적할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이는 2년 반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LG화학과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생산업체들에 대한 견제와도 닮았다.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중단은 2016년 1월 시작됐다. 10개월 뒤 한국 정부가 배치 결정을 내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애초부터 한국 배터리 업체들에 대한 견제를 목표로 한 조치라는 해석이다.당시 한국 업체들은 효율이 좋고, 기술적으로도 난도가 높은 삼원계 방식의 배터리를 제조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CATL과 비야디(BYD) 등 자국 배터리 업체들이 생산하는 리튬인산철 배터리만 보조금 지급 대상에 넣었다.2015년 10월 LG화학과 삼성SDI가 나란히 중국 현지 공장을 준공한 직후라 제재 효과는 컸다. 중국 내 신규 배터리 수주가 끊어지며 두 회사는 유럽에서 배터리 물량을 수주할 때까지 공장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다. 그 사이 CATL은 폭스바겐에 삼원계 배터리를 납품하는 등 기술적인 면에서 LG화학 등 선두업체를 크게 따라잡았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CATL의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16.5%, BYD는 10.8%에 이르렀다. LG화학(8.0%), 삼성SDI(4.1%)를 압도하는 규모다.중국이 아직 제대로 된 경쟁상대를 키워내지 못한 반도체에서는 가격과 관련된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와 중국 정부 관계자 간 면담이 이뤄진 데 이어 지난달 31일부터는 본격적인 가격담합 조사에 나섰다. 올 2월에는 D램 가격 동결을 삼성전자에 명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이익률을 떨어뜨려 D램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을 잡고, 그 수혜를 자국 스마트폰 및 PC 제조업체들이 누리게 하겠다는 전략이다.디스플레이산업의 경쟁 구도는 반도체보다 배터리산업과 더 비슷하다. BOE와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여러 영역에서 한국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견제구가 얼마나 잘 먹히느냐에 따라 OLED 분야의 기술력도 조만간 한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최근 디스플레이 관련종목이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채용 확대, OLED 기반 신형 기기의 출시와 시장 안착 가능성이 점쳐지면서다.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부터 OLED 활용이 늘어나면서 관련 부품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1일 오후 2시1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SDI는 전날 대비 1만원(4.99%) 오른 21만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800원(3.60%) 오른 2만3000원, LG이노텍은 5000원(3.47%) 오른 14만9000원에 거래 중이다.같은 시간 코스닥시장에서 비에이치는 350원(1.27%) 오른 2만8000원을 나타내고 있다.◆OLED 활용 '폴더블 기기' 출시 가시화…시장안착 가능성은?폴더블 기기는 OLED 패널을 기반으로 한 접이식 기기다. 기기를 펼쳤을 경우 기존 스마트폰에 비해 훨씬 더 넓은 화면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OLED 채용 확대 및 스마트폰 판가 상승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는다.업계에서는 글로벌 폴더블 기기 출시가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화웨이 등 중국 업체는 올해 중 폴더블 기기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2019년 60만대 수준의 폴더블 기기를 출시할 전망이다.폴더블 기기 출시가 가까워지면서 폴더블 기기의 시장 안착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폴더블 기기의 높은 가격에 따른 수요 부진과 기존 스마트폰과 다른 사용자환경(UI) 등이 시장 안착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출시된 애플의 프리미엄 기종 아이폰X가 높은 가격에 책정돼 기존 스마트폰과 폴더블 기기 사이 중간 가격을 형성했다"며 "이로 인해 소비자의 가격 저항이 약화될 것"이라고 반박했다.그는 과거 애플 최초의 대화면 기종인 아이폰 6+ 판매량이 시장의 전망치를 웃돈 이후 시장에서 대화면 모델의 판매 비중이 확대된 것 역시 폴더블 기기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폴더블 기기의 화면 면적이 기존 스마트폰에 비해 넓기 때문이다.그는 "앞서 삼성의 갤럭시 엣지 시리즈가 우호적인 소비자 반응을 얻는 등 플렉서블 패널에도 소비자들은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이를 감안하면 폴더블 기기 수요는 예상보다 우호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애플, OLED 채용 가능성↑…추가 공급업체 선정 기대감이와 함께 애플의 OLED 채택 확대 전망 역시 디스플레이 업종의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업계는 애플이 오는 2019년 출시할 아이폰 신제품 3종 모두에 OLED를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관련 종목들은 지난달 28일 이 같은 내용이 보도되자 일제히 상승했다.애플의 OLED 확대 채용이 실현될 경우 부품 수요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르면 이번 3분기부터 업체들의 OLED 가동률이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최 연구원은 "아이폰X 및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이 일시 부진해서 1분기 삼성전자 OLED 가동률이 50% 수준으로 급감,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업체들의 실적과 주가가 순수 반도체 업체들 대비 부진했다"며 "오는 3분기부터는 OLED 가동률이 본격 회복할 것"이라고 예측했다.그는 6~7월부터 애플에 공급하는 부품 수요가 급증하고 스마트폰 내 유리기판(rigid) OLED 탑재율 역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올해 애플 신재품의 OLED 비중은 시장의 기존 예상인 50%를 웃도는 60~70%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업체들의 실적 및 주가 회복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아이폰 3종에 대한 OLED 채용이 확정되면 LG디스플레이 등을 추가 공급업체를 선정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재 애플은 OLED 패널 전량을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구매하고 있다.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독주 체제 모바일 OLED는 애플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우호적인 계약 조건을 빌미로 추가 공급사를 확보할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를 견제하는 목적으로 LG디스플레이를 진입시킨 후 BOE 등 중국업체를 통해 재견제를 시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