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의 탄광업체 동원이 사모 방식의 대규모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하면서 주가가 급등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선 2년여 전 동원을 인수한 원영식 더블유홀딩컴퍼니 회장 측이 경영권을 매각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했다. 동원은 3일 개장과 함께 1780원(29.92%) 오른 7730원에 마감했다. 이날 장 시작 전 620억원 규모 유상증자와 CB 발행을 공시하면서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동원은 1962년 강원 정선군에 설립된 국내 첫 민영 탄광업체다. 2004년 정부 정책에 따라 탄광이 폐쇄된 뒤 한동안 어려움을 겪다 바닷모래 채취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2016년 3월에는 이혁배 전 동원 회장이 동원 주식 17.59%를 ‘더블유투자금융투자조합 제3호’에 매각하면서 경영권이 원 회장 측으로 넘어갔다. 현 최대주주는 더블유홀딩컴퍼니 등(32.22%)이다.

동원은 이날 전체 62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CB 발행을 전격 단행함으로써 경영권이 더블유홀딩컴퍼니 손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동원은 이날 ‘그랑프리1호조합’을 대상으로 보통주 신주 222만4695주를 주당 4495원(총 100억원)에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또한 ‘WJ컨소시엄 5호’와 ‘알펜루트 Fleet 11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제1호’ ‘그로스앤밸류8호 투자조합’ 등을 대상으로 각각 220억원, 200억원, 100억원어치 CB를 발행하기로 했다.

유상증자와 CB 전환에 따라 발행되는 주식은 모두 1228만6613주로 발행주식 총수의 63.6%에 달한다. 모두 주식으로 전환되면 현 최대주주인 더블유홀딩컴퍼니 지분을 웃돈다.

시장에선 동원의 사실상 지배주주인 원 회장이 이번 자금 유치와 함께 경영권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원 회장은 YG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 등 엔터업계의 ‘큰손’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동원 투자자들은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으로 신규 사업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