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 300여 명이 지난달 30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18 한경 주식투자 강연회’에 참석해 하반기 투자전략에 대한 전문가 강연을 듣고 있다. /대구=오경묵 기자
개인 투자자 300여 명이 지난달 30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18 한경 주식투자 강연회’에 참석해 하반기 투자전략에 대한 전문가 강연을 듣고 있다. /대구=오경묵 기자
“일본(Japan) 미국(USA) 인도(India) 중국(China)과 전자상거래 소비주(E-consumption) 등 ‘JUICE’가 하반기 유망한 투자처입니다. 소비 관련 내수주에 특히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김영일 대신증권 글로벌전략팀장)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경제신문사가 지난달 30일 대구 산격동 엑스코에서 연 ‘2018 한경 주식투자 강연회’에서 미국의 긴축 움직임으로 촉발된 신흥국 조정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별 산업 여건에 따라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차별화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브랜드 가치 높은 소비주 유망”

김영일 팀장은 ‘JUICE’를 유망 투자처로 꼽으면서 “전 세계 교역량이 떨어졌지만 소비는 양호하다”며 “소비주와 내수주, 특히 브랜드 가치가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게 유망하다”고 전망했다.

브랜드 가치가 높은 미국 기업이 여전히 큰 수익을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올해 세계 100대 가치 브랜드 중 54개가 미국 기업 소유로 조사됐다. 중국 역시 기존 제조업에서 소비 중심 업종으로 경제구조 체질을 바꾸고 있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소득수준 향상에 따른 여행·교육 관련주, 산업고도화와 고령화로 성장이 예상되는 로봇·헬스케어주를 중국 내 최선호 업종으로 꼽았다.

일본은 엔화 약세에 따른 가격 경쟁력 회복, 인도는 지난해 통합간접세(GST) 도입 후 성장 기대가 커진 점을 주목하라고 말했다. GST는 모든 주(州)에 같은 상품·서비스 세율을 적용하고, 각종 간접세를 통합하는 제도다.

김 팀장은 신흥국 위기감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가 3분기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신흥국 증시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이 최근 4년 평균 수준(약 11.7배)까지 하락해 투자 매력이 커졌다”며 “다만 추세적인 상승 전환을 위해서는 기업 이익 모멘텀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르헨티나,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경상 적자 규모가 크고 외채가 많은 국가들은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스피 지지선 2250”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한국 증시도 외국인 자본 유출에 따른 조정을 받고 있지만 한국 증시 조정은 일단락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미국은 경기가 호전되고 있지만 미국 밖 경기는 순환적 하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2009년 이후 강세장에서 미국의 긴축 우려에 따라 시장이 조정받은 비율은 10% 정도”라고 설명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10% 조정을 감안한 현재 코스피지수 1차 지지선은 2250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저성장 국면에서 주가가 덜 오를 수 있지만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며 “현시점에선 가치주를 골라 장기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강연 시작 한 시간 전부터 300여 명의 투자자가 몰려 하반기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대구 노원동에서 온 김모씨(55)는 “지금까지 감으로 주식을 해서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지금은 세계 경기나 주식시장이 공부해야 하는 국면이어서 처음 강연회를 찾았다”며 “세계 경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김동현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