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권 투자자들은 한국은행이 올 하반기 기준금리를 올릴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한은이 하반기 한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고용·물가 등 전반적인 경제지표가 좋지 않아 당분간 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 국고채 등 채권투자 수익률은 떨어진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초 연 2.2%대를 넘어섰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통계청이 ‘5월 고용 동향’을 발표한 지난 15일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종가는 연중 최저치(연 2.099%)보다 불과 0.02%포인트가량 높은 연 2.122%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증가 (전년 동기 대비)는 7만2000명으로, 2010년 1월 이후 8년4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국내 경기가 좋아 한은이 이른 시일 안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 상승하고, 그 반대 경우엔 하락하거나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12일) 전날인 11일 통계청이 발표하는 ‘6월 고용 동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6월 고용 지표도 안 좋게 나오면 한은의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한은의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상당 부분 선반영하고 있는 국고채 가격도 오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김지만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채권 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을 노린 투자는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이 통화 긴축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한국 금리만 낮게 유지되긴 어렵다”며 “미국 달러 강세로 신흥국 자본 유출이 거세지면 국내 채권 금리도 급등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