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25일 오후 2시30분

자본잠식 SK텔레시스에 SKC, 회사채 지급 보증
SK그룹 통신장비업체인 SK텔레시스가 모회사인 SKC의 지급보증을 받아 채권 발행에 나선다. 아직 자본잠식 상태지만 신용등급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진 모회사가 신용보강을 한 덕분에 투자 수요 확보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투자은행(IB)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25일 IB업계에 따르면 SK텔레시스는 다음달 20일 SKC(지분율 79.39%)의 지급보증을 받아 3년 만기 채권 300억원어치를 발행할 계획이다. SK텔레시스가 채권을 상환하지 못하면 SKC가 대신 갚아야 한다. 이 회사는 다음달 중순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할 계획이다.

SK텔레시스는 이 보증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2015년 찍은 400억원어치 회사채를 차환할 예정이다. 당시에도 SKC가 지급보증을 섰다. 차환은 새로 조달한 자금으로 기존 차입금을 갚는 것을 말한다.

SK텔레시스는 2011년부터 7년 넘게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총부채는 1949억원으로 총자산(1459억원)보다 500억원 가까이 많다. 이 회사는 생존을 위해 2015년 전체 임직원의 50%를 감축하고 사업구조를 새로 짜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했다. 이 과정에서 SKC는 SK텔레시스의 881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 700억원을 출자해 힘을 보탰다.

SK텔레시스는 2016년 17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한 이후 지속적으로 실적을 회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주력인 통신장비사업과 반도체 및 LCD(액정표시장치)용 화학소재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이어져 자본잠식을 해소하면 자체 자금 조달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C의 신용등급 상승 가능성이 높아진 것을 고려하면 SK텔레시스의 이번 채권 발행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보증채권은 보증해주는 회사와 똑같은 신용등급으로 평가받는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2016년 6월부터 SKC의 신용등급(A)에 ‘긍정적’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가 ‘A+’ 등급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두 신평사 중 한 곳이라도 신용등급을 ‘A+’로 상향 조정하면 SKC 채권에 붙는 등급이 한 단계 오른다. SKC는 이달 말 이들 신평사로부터 정기 신용등급 평가를 받을 예정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