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24일 오후 3시30분

KT가 1500억원 규모의 ‘사무라이 본드’ 발행에 나선다. 사무라이 본드는 외국 기업이 일본에서 발행하는 엔화 채권이다. 조달처 다변화를 위해 3년여 만에 다시 일본 시장 문을 두드린 KT는 국내 발행 때보다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T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다음달 초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사무라이 본드를 발행할 계획이다. 발행 금액은 150억엔(약 1500억원) 내외, 채권 만기는 3년 이하 수준에서 검토하고 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다이와증권이 발행 주관사다.

이는 2015년 2월 150억엔어치 발행 이후 3년5개월 만에 찍는 사무라이 본드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 사무라이 본드 매력으로 꼽힌다. 상승세를 거듭하는 미국 금리와 달리 일본은 여전히 ‘제로(0) 금리’에 가깝게 유지되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 일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연 0.036% 수준이다.

최근 북한을 둘러싼 긴장이 완화되면서 한국 기업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축소됐다는 것이 KT 채권 발행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북한 비핵화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면서 한국 기업을 짓눌러온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다소 해소됐다는 평가다.

지난 21일 사무라이 본드를 발행한 수출입은행도 최근 이 같은 시장 상황 덕을 톡톡히 봤다. 투자 수요가 대거 몰린 데 힘입어 당초 계획(800억엔)보다 400억엔 늘린 1200억엔(약 1조2000억원)어치 사무라이 본드를 발행했다. 발행 금리도 1년6개월물(연 0.16%)과 3년물(연 0.27%) 모두 연 0%대 초반에 불과했다.

■사무라이 본드

외국 기업이 일본에서 발행하는 엔화 표시 채권. 외국 기업이 한국에서 발행하는 원화 표시 채권은 아리랑 본드라고 불린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