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우 엠코르셋 대표. (사진 = 최혁 한경닷컴 기자)

문영우 엠코르셋 대표. (사진 = 최혁 한경닷컴 기자)

# 세계적 모델 미란다 커가 버건디 색상의 속옷을 입고 런웨이에 등장한다. 그가 걸음을 뗄 때마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 2022년 12월22일 오후 8시. 한국의 엠코르셋이 처음 자체브랜드로 연 패션쇼다.

문영우 엠코르셋 대표가 제시한 회사의 미래다. 2022년 자체 브랜드로 서울이나 홍콩·상하이 에서 패션쇼를 진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수년 전부터 POA(Pride of Asia)를 회사 모토로 내걸었습니다. 엠코르셋의 자체 브랜드를 제작해 한국의 빅토리아시크릿처럼 패션쇼도 진행하는 회사로 발돋움해 아시아 대표 속옷브랜드로 성장해 나가겠습니다."

문 대표는 15년간 삼성물산에서 근무하며 스포츠사업부 상품기획자(MD)·마케팅·전략기획실·경영관리 등 업무를 맡았다. 마지막으로 벤처투자사업부장으로 유망한 중소기업을 발굴해 투자하고 경영 컨설팅을 진행하다 직접 가치있는 회사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회사를 나왔다. 그는 사업 아이템으로 여성 속옷을 선정했다.

"이해를 잘 하는 업종으로 사업을 벌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의류분야는 대기업들이 많이 있었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속옷은 시장 규모도 상대적으로 작았고, BYC 쌍방울 남영 등 기업들이 있었지만 중소기업도 차별화 해 경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999년 설립된 엠코르셋은 코오롱의 르페를 인수하면서 출범했다. 2007년 미싱도로시를 인수한 뒤 2009년 푸쉬업브라인 '원더브라(Wonderbra)' 브랜드도 론칭했다. 지난해 매출액 1257억원, 영업이익 101억원을 기록했다.

◆홈쇼핑·온라인부터 노크…15개 브랜드로 전 여성 연령층 '공략'

먼저 가장 빠르게 브랜드 선호도가 바뀌는 20대 여성층부터 공략했다. 온라인몰을 전개하고, 홈쇼핑을 통해 브랜드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브랜드 르페로 2003년 처음 CJ홈쇼핑에 문을 두드렸다. 1시간 만에 브라팬티세트를 5만세트 이상 팔았다.

"당시 홈쇼핑에서 판매되는 속옷제품은 비브랜드 위주였습니다. 그런 와중에 브랜드가 처음 나오면서 인기를 확 끌었습니다. 단조로운 레이스 패션에 싫증을 느낀 20대 여성 고객층을 공략한 덕분이었죠. 겉옷 같은 속옷, 수영복 같은 속옷을 추구해 강렬한 디자인을 넣었습니다. 이후 미싱도로시, 원더브라, 플레이텍스 등을 홈쇼핑에서 판매하면서 신기록 제조기라는 타이틀도 얻었습니다."

문 대표는 젊은 층을 겨냥한 독특한 디자인에 가장 중점을 뒀다. 브랜드 키스리퍼블릭의 하트 로고 등도 직접 만들었다. 밀리터리 룩이 유행할 땐 속옷에 계급장을 달아서 선보이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엠코르셋은 젊은 여성층만 겨냥하지 않았다. 엠코르셋은 솔루션 브라(플레이텍스), 건강한 브라(저스트마이사이즈), 초경량 브라(크로커다일 이너웨어) 등 브랜드를 전개해 모든 연령층의 입맛에 맞췄다.

"한 브랜드만으로는 다양한 취향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처음부터 다브랜드 전략을 폈습니다. 과거 20대에 르페나 키스리퍼블릭 등 접한 여성 소비자들이 현재는 저스트마이사이즈나 플레이텍스 등 편한 속옷을 찾는 단골손님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원더브라는 모델로 미란다 커를 기용, 여성의 자신감을 강조한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했다.

"원더브라는 푸쉬업 브라의 세계 1등으로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히트 상품이었습니다. 2009년 가슴 라인을 감추는 경향이 있었던 아시아권역도 가슴모양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여성들도 자신감을 입어야 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고, 빅토리아시크릿 모델로 유명한 만큼 브랜드 이미지에도 잘 맞아 떨어졌습니다."
(자료 = 원더브라몰)

(자료 = 원더브라몰)

◆아메바 조직으로 '속도전'…"자체브랜드로 와코루·빅토리아시크릿 넘어설 것"

"원더브라는 우리나라 여성들이 선호하는 핏과 체형에 맞춰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지 체형에 맞춘 유럽, 미국 브랜드에도 밀리지 않고 인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아메바형 조직구조를 갖춰 신상품 출시도 빠른 편이다. 신상품 출시 등 회의엔 디자인 부서뿐 아니라 영업일부, 마케팅, 생산담당과 같은 4개 부서의 키맨(Key Man)이 수시로 모여 의견을 낸다.

"신상품 디자인도 R&D팀과 디자인부서만 논의하다 보면 이들 부서가 그야말로 죽은 조직이 될 수 있습니다. 현업을 알아야 하는 만큼 신소재나 신기능 개발 등 상시 회의를 가동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 대표는 21세기 기업 경쟁력 중 가장 중요한 것을 조직 문화로 꼽았다. 월요병이 없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월요일 출근시간은 오전 11시로 정했다. 금요일은 오후 4시에 퇴근하며 점심시간은 80분이다. 매달 셋째주 수요일은 오후 4시에 퇴근해 자기계발의 시간을 부여한다.

"인사관리를 하는 나름의 법칙이 있습니다. 직원들 역량을 키우기 위해 매달 도서를 선정해 독후감도 제출하도록 하고, 아이디어도 필수로 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10여년 전 직원들에게 가장 다니고 싶은 회사를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고, 직원들에겐 가장 쓰고 싶은 직원이 되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모든 직원들이 사무실을 뛰어다닐 정도로 근무시간 내 효율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공모자금은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사업 확장에 활용할 계획이다. 엠코르셋은 2005년부터 중국에 진출, 현재 티몰·징동·VIP와 같은 온라인몰에서 원더브라를 판매하고 있다. 중국 매출 비중은 내년에 10%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 브랜드의 판권 및 상표권을 검토 중이고, 중국과 베트남에서 원더브라 온라인 영역을 확대하는 데 공모자금을 활용할 계획입니다.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베트남도 유망한 국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 대표는 향후 자가브랜드를 앞세워 세계적인 브랜드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질적인 측면에선 국내 1위 속옷브랜드라고 자신합니다. 추후 자체 브랜드도 직접 론칭해 와코루와 빅토리아시크릿도 이길 수 있는 기업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2022년 매출액 5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 달성을 통해 유니콘이 되겠습니다."

엠코르셋은 7월12~13일 공모 청약을 진행한 뒤 다음달 중순 코스닥에 입성한다. 주당 공모희망가액은 1만100~1만1150원이다. 공모금액은 254억원이다.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