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6월15일까지) 증시에서 10대 그룹 중 ‘덩치(시가총액)’가 가장 많이 불어난 곳은 롯데그룹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완화 기대로 유통과 음식료 계열사들의 증가폭이 컸다. 시총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한화그룹이다.
올해 '덩치' 가장 많이 불어난 그룹은 롯데
◆투자심리 개선된 롯데그룹株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롯데 계열사 10곳의 시총 총합은 32조4845억원으로, 작년 말(29조1079억원)보다 12.34% 증가했다. 10대 그룹 중 증가율 1위다. 이어 현대중공업그룹(5개 계열사, 시총 증가율 11.38%) 신세계그룹(7개, 10.13%) 포스코그룹(6개, 10.04%) GS그룹(6개, 6.29%) SK그룹(18개, 3.49%)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

롯데는 작년 한 해 중국의 사드 보복 우려로 증시에서 성과가 안 좋았다.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올 상반기 롯데그룹 내에서 시총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롯데푸드다. 롯데푸드 시총은 작년 말 6529억원에서 8976억원으로 43.40% 늘어났다.

조미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푸드는 빙과와 유제품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가운데, 중국으로의 분유 수출도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룹 ‘간판’인 롯데쇼핑 시총은 6조1728억원으로, 작년 말(5조5963억원)보다 10.30% 증가했다.

반면 그룹 내 ‘대장주’인 롯데케미칼은 12조6134억원에서 12조5277억원으로 시총이 0.67% 감소했다. 롯데케미칼은 연초 ‘깜짝’ 배당을 발표하면서 1분기에 시총이 17.66% 증가했지만, 이후 유가가 급등하면서 1분기 증가분을 모두 반납했다. 시총 증가율 5위권 그룹 계열사 중 시총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현대중공업(39.66%) 신세계인터내셔날(129.40%) 포스코엠텍(140.98%) GS건설(64.03%)이다.

◆악재 겹친 한화그룹

10대 그룹 중 시총이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은 한화다. 7개 계열사 시총이 작년 말 17조8281억원에서 14조6641억원으로 17.74% 줄었다. 한화에서 시총이 가장 많이 쪼그라든 계열사는 한화케미칼이다. 5조2080억원에서 3조9799억원으로 23.58% 감소했다. 한화케미칼은 본업인 화학사업에서 유가 상승 우려가 반영됐다. 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태양광 자회사 한화큐셀이 미국과 중국의 보호무역 희생양이 된 것도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한반도 해빙 무드가 조성되면서 방위산업을 하는 (주)한화(-14.81%), 한화에어로스페이스(-13.22%) 성과가 좋지 않았던 것도 그룹 전체 시총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LG그룹(11개, -7.17%) 현대자동차그룹(10개, -6.70%) 삼성그룹(16개, -3.70%)도 시총이 감소했다.

◆2분기 실적 개선 그룹은

10대 그룹의 하반기 증시 ‘성적’을 가늠할 1차 시험대는 2분기 실적이다. 2분기 실적 개선 여부에 따라 미국 금리 인상, 미·중 통상전쟁 등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를 방어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기준으로 2분기 상장 계열사들의 영업이익 총합이 가장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신세계다. 컨센서스가 있는 4개 계열사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총합은 전년 동기(1097억원)보다 59.70% 늘어난 1752억원이다. SK(9개 계열사, 2분기 영업이익 예상 증가율 59.59%) GS(3개, 49.82%) 포스코(3개, 40.62%) 롯데(5개, 23.68%)가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LG(10개, -22.27%) 한화(5개, -14.41%) 현대차(9개, -7.27%)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