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株'로 변신 중인 SK이노베이션, 시총 20兆 재도전
5월 이후 9.16% 올라
화학 등 비정유 부문 호조
2분기 영업익 2배 증가 기대
"국제유가 상승세 주춤
추가 상승 가능성 높다"
SK이노베이션은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500원(0.70%) 상승한 21만4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9조8339억원. 0.84%만 늘면 20조원에 도달한다.
SK이노베이션은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생산 비용을 뺀 금액) 축소로 지난 1분기 영업이익(7116억원)이 전년 동기(1조43억원)보다 29.14% 감소했다. 이 여파로 지난 4월 한 달간 주가가 6.87% 하락하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대규모 자사주 취득(당일 종가 기준 1조234억원어치)을 지난 5월1일 발표한 것을 계기로 반등에 성공해 5월 이후 9.16%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4.42% 하락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04년 4월과 2017년 11월 두 차례 20조원 고지에 오른 적이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은 시총 20조원을 돌파한 뒤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주가가 하락하는 흐름이 반복됐다”며 “세 번째 돌파에 성공할 경우 20조원에 안착할지가 관심”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 깜짝실적 가능성
SK이노베이션이 상승세를 탄 것은 2분기 실적 개선과 중간배당에 대한 기대가 함께 작용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8810억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4212억원) 의 두 배 이상이다.
주력인 정유부문 실적을 좌우하는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6월 들어 이날까지 배럴당 평균 5.6달러로, 작년 12월(7.3달러)보다 23.28% 감소했다. 그러나 화학·윤활유·전기차 배터리 등 비(非)정유부문이 정유부문의 부진을 상쇄하고 있다.
100%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이 국내 석유화학기업 중 가장 많이 생산하는 파라자일렌(PX) 스프레드(제품과 원재료의 가격 차이)는 이달 평균 t당 338달러에 형성됐다. 이는 작년 12월(318달러)보다 6.28% 늘어난 금액이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메이저 윤활기유(윤활유의 원료) 기업들의 신·증설 준공이 하반기에 많지 않아 SK이노베이션이 윤활유 부문에서도 큰 수익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글로벌 경쟁 기업과 비교했을 때 낮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9.01배로, 미국 발레로(13.85배) 독일 바스프(14.96배)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19.30배) 등보다 낮다.
◆사상 두 번째 중간배당 나서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중간배당을 위한 주주명부폐쇄 기준일(30일)을 공시했다. 배당 기준일 이틀 전인 오는 27일까지 주식을 매수한 주주는 중간배당을 받을 권리주주로 확정된다. SK이노베이션이 중간배당을 하는 것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연간 배당 규모(주당 8000원)의 20%인 1600원을 중간배당했다. 증권업계에선 SK이노베이션이 작년과 같은 규모의 중간배당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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