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클라비스가 바이오닉스진에 베팅한 까닭
구재상 전 미래에셋 부회장(사진)이 설립한 자산운용사 케이클라비스의 계열사가 최근 바이오사업 진출을 선언한 바이오닉스진에 투자했다. 경영권 인수를 염두에 둔 투자다. 바이오닉스진이 인수한 미국 항암신약 회사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는 게 케이클라비스 측 설명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바이오닉스진은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3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다음달 12일 증자가 완료되면 투자자인 케이클라비스 바이오글로벌조합이 신주 153만 주를 취득하게 된다. 이 조합은 케이클라비스 계열사인 케이클라비스인베스트먼트가 설립한 신기술 투자조합이다.

바이오닉스진은 이 조합을 상대로 89억원 규모 교환사채(EB)도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EB는 투자자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발행회사가 정해놓은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이다. 조합은 오는 8월18일부터 EB를 바이오닉스진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다. 유상증자와 함께 EB가 전량 주식으로 바뀌면 해당 조합은 246만여 주를 확보해 238만 주(지분율 14.9%)를 보유한 최대주주 서울생명공학보다 더 많은 지분을 갖게 된다.

노영석 케이클라비스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바이오닉스진이 인수한 미국 항암 신약 개발사 온코펩의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이 유망하다고 판단했다”며 “바이오닉스진 인수를 위해 투자조합을 결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온코펩의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인 면역항암제 ‘PVX-410’은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 골수종 대상으로 임상 1상을 끝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보안소프트웨어 업체였던 바이오닉스진은 지난 3월 바이오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회사명을 닉스테크에서 지금의 바이오닉스진으로 바꿨다. 지난달 온코펩 지분 42%를 900만달러(약 98억원)에 인수했다. 지난 1분기 영업손실 10억원을 기록하는 등 최근 실적은 부진한 편이다. 이날 바이오닉스진은 코스닥시장에서 50원(0.48%) 오른 1만550원에 마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