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계열사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기주식 취득과 중간배당 등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기업가치 개선을 그룹 경영의 주요 축으로 삼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SK머티리얼즈는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주식 53만 주를 취득한다고 지난 12일 공시했다. 금액으로는 912억원 규모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1조8311억원)의 4.9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SK머티리얼즈는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SK하이닉스 등 전방 기업의 투자가 늘어나면서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SK머티리얼즈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671억원으로, 전년 동기(1477억원)보다 13.13%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2월 하순부터 한 달 이상 조정받아온 SK머티리얼즈는 4월10일 13만7100원(종가)에 ‘바닥’을 찍은 뒤 상승세로 돌아섰다. 12일에는 1600원(0.93%) 오른 17만3600원에 장을 마쳤다.

SK이노베이션은 4월30일 이사회를 열어 보통주 520만8333주를 매입하는 안을 의결했다. 이날 종가(19만6500원) 기준으로 총 1조234억원 규모다. 국제 유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4월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던 SK이노베이션은 자사주 매입 발표 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12일 종가는 21만5000원으로, 지난달 이후 상승률은 9.41%다.

중간배당에 나서는 계열사도 늘고 있다. 지주회사인 SK(주)가 사상 첫 중간배당을 하기로 결정했고,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C 등도 중간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헤지펀드 운용사 대표는 “SK는 최태원 회장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평가 항목에 기업가치 개선 정도를 집어넣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가 크다”며 “SK그룹주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