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에 비해 성장세가 가파른 신흥 아시아는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지역이다. 하지만 올해 아시아지역 투자자들은 고민이 깊다. 미국의 금리 인상,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 일부 신흥국의 정치 불안 등으로 아시아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진 탓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아시아지역 배당주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배당주 펀드는 일반 펀드에 비해 기업의 현금 흐름과 배당 수준, 사업구조 안정성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투자 대상을 골라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외환경이 불안한 가운데서도 아시아의 성장성에 베팅할 수 있는 선택지라는 설명이다.
亞증시 투자, 큰 변동성 고민된다면… '아시아 배당주 펀드' 담아볼까
◆현금 흐름·배당에 주목

1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주식형펀드 가운데 신흥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는 지난 3개월간 4.27%의 손실을 냈다. 중국펀드 수익률도 같은 기간 -3.22%를 기록했다.

미국과의 무역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 등으로 신흥국 증시를 주도하는 중국이 약세를 보인 영향이 크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3개월간 8.2%, 올해 들어 14.2% 떨어졌다.

이 가운데 아시아 배당주 펀드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KB자산운용의 ‘KB 통중국고배당’ 펀드는 지난 3개월간 1.23%, 6개월간 11.58%의 수익을 거뒀다. 이 펀드는 홍콩과 중국 본토, 대만, 싱가포르 등 중국 관련 주식 가운데 이익과 현금 흐름, 배당 등이 안정적인 종목을 선별해 투자한다.

중국 대표 정보기술(IT)주인 알리바바(10.2%)와 텐센트(9.8%), 바이오업체 우시바이오로직스(2.9%) 등이 편입 상위 종목에 올라 있다. 배당수익률이 6.9%인 신다자산관리공사 등 여러 배당주에 투자한다. 투자한 종목의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률과 별개로 2.5%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기본으로 챙긴다.

김대영 KB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 이사는 “일정 수준의 배당을 지속한 기업들은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하는 건강한 사업구조를 갖춘 경우가 많다”며 “중국은 회계부정 이슈가 많이 나오는 곳이지만 회계상 이익이 아니라 실제 현금을 많이 보유한 기업은 투명성이 담보되는 만큼 안정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성장성·안정성 두 마리 토끼”

삼성자산운용의 ‘삼성 아시아배당주(H)’ 펀드도 변동성 높은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 지난 3개월간 0.4%, 6개월간 5.65% 수익률을 올렸다. 이 펀드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주식 가운데 배당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우량주에 투자한다. 이익과 현금 흐름, 배당정책, 비즈니스 모델의 안정성과 성장 가능성 등을 우량주 판단 잣대로 삼는다. 선물환 등 파생상품을 활용해 환율변동으로 인해 외화표시자산의 가격이 떨어지는 위험을 줄이는 환헤지형 상품이다.

성장성과 안정성을 함께 따지는 만큼 위험 부담이 낮은 것이 강점이다. 신흥 아시아 기업들은 타인자본을 많이 조달해 성장 동력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재무기반이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일본과 호주를 제외한 아시아지역 기업의 평균 레버리지 비율(부채의존도)은 25%를 웃돈다. 하지만 이 펀드가 투자하는 종목의 레버리지 비율은 평균 18% 수준으로 낮다.

장현준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 매니저는 “배당정책은 기업이 높은 이익과 양호한 현금 흐름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며 “배당정책이 좋고 재무기반이 탄탄한 기업에 투자하는 건 신흥국의 성장성과 투자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