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부품업체 하이즈항공이 11일 장중 16% 가까이 급등했다. 작년 매출의 두 배 가까운 신규 수주를 발표한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매출 추이가 주가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매출 2배 '원샷 수주'… 하이즈항공 장중 16% 급등
하이즈항공은 중국 BTC와 보잉 B787, B777 등에 들어가는 항공기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BTC는 보잉과 중국항공공업공사(AVIC)의 합작사다. 계약 금액은 796억원으로 하이즈항공 지난해 매출(447억원)의 약 두 배에 해당한다.

대규모 단일 판매·공급계약 공시에 따라 오전 9시52분부터 30분간 거래가 정지된 하이즈항공은 거래 재개 후 15.9%까지 올랐다. 이후 차익물량이 나와 290원(4.24%) 상승한 713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재 주가는 2015년 11월 공모가 1만8000원에 상장한 이후 반토막 난 상태다.

증권 전문가들은 수주 잔액이 늘어나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매출 증가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하이즈항공은 2030년까지 1조4300억원 규모의 수주 잔액을 쌓아놓고 있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밀도가 높은 항공부품산업은 사람 손을 거쳐야 해 하이즈항공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크다”며 “매출이 늘어야 이익률도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즈항공은 지난해 매출로 447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2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4.5%에 그쳤다. 인건비가 매출의 절반가량인 202억원에 이르고, 그동안 설비 투자로 인해 감가상각비도 34억원 반영됐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도 1.5%에 불과했다. 하이즈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부품은 수주 후 1~2년의 초도품 개발·생산 과정을 거친 뒤 양산에 들어간다”며 “이번 BTC 신규 수주도 본격적인 매출 인식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수주 잔액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하이즈항공의 장기적인 전망은 밝은 편이다. 지난해까지는 주로 한국항공우주(KAI)를 통해 보잉에 납품했으나 최근 고객사를 다변화하고 있다. BTC에 부품을 공급하면서 보잉의 1차 공급사로 올라섰고, 중국 항공기 제조업체인 COMAC(중국상용항공기유한책임공사)의 물량도 수주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