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펀드 시장에서 중소형주 펀드가 약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코스닥시장 및 중소·벤처기업 활성화 정책,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 해소에 따른 중국 관련 소비주 회복 등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중소형주 펀드의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3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액티브 주식형펀드 216개(설정액 100억원 이상, 3년 이상 운용펀드 기준) 중 올 들어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동양중소형고배당’이다. 연초 이후 10.05% 수익을 냈다. ‘KB중소형주포커스’가 9.96% 수익을 올리며 2위를 차지했다. ‘교보악사위대한중소형밸류’(9.65%)’와 ‘한국투자중소성장’(9.49%)은 각각 3, 4위에 올랐다. 1~4위를 중소형주 펀드가 싹쓸이했다.
중소형주펀드 '내가 제일 잘나가'
코스닥과 중소형주는 연초부터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가 올 들어 지난 30일까지 2.4% 하락한 반면 코스닥지수는 9.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5.49% 떨어졌고 소형주 지수는 17.25% 급등했다.

펀드매니저들의 ‘옥석 가리기’ 전략도 먹혔다. ‘KB중소형주포커스’는 컴투스와 휠라코리아 등 지난해 바닥을 찍고 올해 들어 급등한 종목들을 담아 큰 이득을 봤다. ‘한국투자중소성장’은 신세계I&C, 신세계 등에 투자해 큰 성과를 냈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8만원대였던 신세계I&C 주가는 3월22일 19만5000원까지 올랐다. 3월 기준 이 펀드는 자산 10.27%를 이 종목에 투자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과 중소·벤처기업을 활성화하려는 정부 정책의 효과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 해소로 화장품 등 중국 관련 소비주들이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며 “하반기에도 중소형주 펀드의 강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연구원은 “중소형주는 대외변수에 의한 증시 조정기에 코스피나 대형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하다”며 “미국 금리인상과 신흥국의 위기, 이탈리아의 정치불안 등이 시장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지만 중소형주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