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31일 오전 9시 3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800원(1.62%) 오른 5만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나흘만에 반등이다.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전날 장 마감 후 시작한 삼성전자 주식 2700만주의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를 완료했다. 주당 매각가격은 전날 삼성전자 종가(4만9500원)보다 1.5% 할인한 4만8757원으로 총 1조3165억원어치다. 골드만삭스와 JP모간이 매각을 주관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블록딜 매각으로 두 회사의 합산 지분율은 삼성전자의 잔여 자사주 소각 후에도 9.9997%에 그치게 되므로 금산법(금융산업 구조개선에 대한 법률) 규정을 위반하지 않을 수 있고, 대주주 적격심사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행 금산법은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들이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10% 넘게 보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매우 정교하게 10%룰을 맞췄다는 점에서 이번 매각은 자사주 소각을 위한 선제적 조치의 성격이 크고, 금융당국의 요구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준 데 의미가 있다"며 "다음 수순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결정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일단 눈 앞에 닥친 리스크는 피했다고 볼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반도체 업황은 하반기에도 계속해서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가 현재 주가수익비율(PER) 6.5배 수준까지 낮아졌다"며
"잠재적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주가는 가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고 판단했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