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업황 전망
이남석 KB증권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
[Cover Story-교보증권] 주식시장 日평균 거래금액 15兆 사상최대… 증권사 실적개선 기대

연초 이후 주식시장에서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사상 최대치인 15조원대를 기록하면서 증권사의 실적 개선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율의 하락으로 증권사 실적과 거래대금의 상관관계는 과거 대비 낮아졌으나, 브로커리지 수수료는 여전히 증권사의 핵심 수익원이기 때문에 거래대금 증가는 증권사의 실적 개선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미국발 금리 상승으로 채권운용 부문에서의 평가손실 우려가 실적 리스크 요인으로 언급됐지만 올해 1분기 주요 증권사가 공통적으로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 호조를 기록했다. KRX 증권업종지수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선진국의 통화 긴축과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등이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는 있겠지만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거래대금이 단기간 내 큰 폭으로 감소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선진국 중심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유지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적으로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증시 주변자금인 고객예탁금과 신용잔액 또한 꾸준한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지난 1월 정부가 발표한 코스닥 활성화 대책 추진 과정에서 코스닥시장으로의 상장기업 수가 증가하면서 신규 투자 수요 또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바이오와 반도체업종 기업들이 공모가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점 또한 신규 상장기업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에 상당 부분 일조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코스닥 상장 추진 기업 수가 증가해 증권사의 먹거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재료다. 바이오와 정보기술(IT)업종 등 고성장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 수요 증가와 함께 시중금리 상승으로 인해 기업의 이자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자금 중개자로서 자본시장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대책 추진 과정에서 기업의 코스닥시장으로의 진입장벽 또한 낮아졌는데, 정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상장 요건 개편으로 늘어나는 잠재적인 상장 대상 기업 수는 기존 4454개사에서 7246개사로 62.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올해 1분기 증권사의 실적 호조 배경에 주식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증가뿐만 아니라 자기자본을 활용한 ‘프랍 트레이딩’ 부문의 기여도가 높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까지 인수합병(M&A) 및 유상증자 등을 통해 초대형 투자은행(IB)의 자기자본 요건 충족을 위한 자본 확충이 일단락된 이후 증권사별로 기업금융과 레버리지를 활용한 운용손익 비중이 확대되면서 능동적인 형태의 수익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즉 자기자본을 활용한 고수익 형태의 사업 비중이 높아지면서 전통적인 중개업무에서 낮아진 수익성을 보완함과 동시에 천수답식 수익구조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 자기자본 투자의 경우 개별 증권사의 투자 형태 및 결과 등에 따라 대외요인에 의한 수익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기대 가능한 수익의 레버리지 효과 또한 크기 때문에 자본의 활용 대안으로 선택하게 될 유인이 높다.

증권사의 수익 재원으로 자기자본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자본력이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2011년 자본시장법 개정 추진 발표 이후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 취득을 위해 대형 증권사가 일제히 유상증자를 단행했으나, 당시에는 중개업무 중심의 수수료 수익 비중이 여전히 높았기 때문에 자본 규모의 확대가 수익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반면 2017년 초대형 IB 육성 방안 이후 M&A와 유상증자를 통해 출범한 대형 증권사들은 자본이 요구되는 신규 IB 업무와 파생결합증권 발행을 통한 운용손익 중심의 수익구조로 변화하면서 자본 크기에 상응해 수익의 점유율 또한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우량 기업금융 딜의 확보와 레버리지의 활용 측면에서 자기자본 규모가 중요한 변수임을 감안하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사의 점유율 상승 추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까지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이 된 파생결합증권 시장은 상위 5개사가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주식발행시장(ECM)을 비롯한 기업금융 시장의 경우 자기자본 크기에 따라 증권사별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정부의 초대형 IB 육성과 기업금융 활성화 촉진 과정에서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신규 자금조달 방식이 허용됨에 따라 투자자금의 조달 측면에서도 상위 증권사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2017년 정부는 증권사의 기업금융 기능 역할 촉진을 위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증권사에 한해 단기금융 업무를 허용하고, 8조원 이상의 증권사에는 종합투자계좌 업무를 허용했다. 기업금융 의무비율 적용과 부동산 자산 편입 한도 설정 등을 감안하면 수익성에 대해서는 추후 경과를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일부 증권사에 한해 제한적인 수신업무를 허용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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