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소재 폴리실리콘 분야 국내 2위 업체인 한국실리콘이 다시 법정관리(회생절차)에 들어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제1부는 한국실리콘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를 지난 23일 결정했다. 2013년 한국실리콘이 첫 번째 회생절차를 졸업한 지 5년 만이다.

회생법원은 채권자와 협의해 삼일회계법인을 조사위원으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실사에 나섰다. 실사를 통해 한국실리콘의 청산가치와 계속기업가치가 정해지고, 이는 법원 및 채권자들의 판단 근거가 된다. 한국실리콘은 오는 8월31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한국실리콘은 코스닥 상장사인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오성첨단소재(옛 오성엘에스티)가 2008년 설립한 회사다. 전남 여수에 연 5000t 규모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할 수 있는 1공장과 연산 1만t 규모의 2공장을 갖추고 있다. 2017년 기준 국내 2위, 세계 10위 수준이다.

업계에선 이번 법정관리가 첫 번째에 비해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가 계속되고 있고, 올 연말 중국 기업 중심의 대규모 증설이 예정돼 지속가능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첫 번째 법정관리 졸업의 핵심 근거로 작용한 글로벌 폴리실리콘 시장에서의 ‘규모의 경제’ 효과를 더 이상 누리기 힘들고, 유형자산 가치가 높아 매각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법정관리 하에서도 얼마나 기술력을 유지하고, 수익성을 증명할 수 있는지가 회사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