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깃데이트펀드(TDF: target date fund)는 대표적 맞춤형 연금상품이다. 2016년 삼성자산운용은 미국에서 인기를 얻은 TDF를 한국형으로 재설계해 업계에 선보였다. 이후 국내 TDF 시장은 2년 만에 약 1조원에 달하는 시장으로 성장했다. 이 가운데 ‘삼성 한국형 TDF’의 설정액은 약 4500억원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삼성 한국형 TDF' 운용액 1위… 올해도 1400억 이상 몰려
TDF 시장점유율 1위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고려해 생애주기별로 자산을 배분한다. 은퇴가 한참 남은 청년기에는 성장주나 고수익 채권 등에 자산을 집중하고, 은퇴시기가 가까워질수록 배당주나 국·공채 비중을 높여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식이다. 투자자는 주식 채권 등 각각의 자산에 개별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한 번에 해소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TDF 상품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삼성 한국형 TDF는 2016년 말 기준 설정액이 629억원이었지만 1년 만인 지난해 말에는 설정액이 2933억원으로 늘었다. 한 해 동안 설정액이 2300억원 이상 늘었다. 올 들어선 1400억원 이상의 신규 자금이 들어왔다.

삼성 한국형 TDF 시리즈는 2015, 2020, 2025, 2030, 2035, 2040, 2045 등 총 7개 펀드로 구성된다. 은퇴 예상 시기를 의미하는 숫자다. 예를 들어 가입자가 은퇴까지 10여 년을 앞둔 50대 직장인이라면 펀드명에 2030이 들어 있는 TDF에 가입하면 된다. 보통은 태어난 연도에 60을 더하면 간편하다. 실제 은퇴 시점과 상관없이 펀드를 선택할 수도 있다.

각각의 펀드 모두 안정적인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주식 비중이 가장 높은 ‘삼성 한국형 2045’ 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8.07%, 2년 수익률은 23.18%다. 나머지 펀드들도 2년 수익률이 9~22%로 꾸준하게 수익을 내고 있다.

삼성 한국형 TDF는 미국, 유럽, 아시아 시장의 주식과 채권 등 글로벌 자산에 분산 투자한다. 미국 캐피털그룹이 운용하는 12개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다. 글로벌 성장주, 배당주, 국채, 회사채 등 자산에 나눠 투자하며 생애 주기에 따라 투자 비중은 자동으로 조정된다.
삼성자산운용, '삼성 한국형 TDF' 운용액 1위… 올해도 1400억 이상 몰려
인출식 연금펀드도 ‘주목’

삼성자산운용이 추천하는 또 다른 은퇴형 상품은 지난해에 업계 최초로 출시한 인출식 연금펀드 ‘삼성 한국형 RIF’다. RIF는 retirement income fund의 약자다. 퇴직금 등 목돈을 투자해두면 매달 물가상승률 수준의 돈을 받으면서도 ‘은퇴 잔존 자산’을 남길 수 있는 상품이다.

기대수명이 25년인 투자자가 퇴직금 3억원을 RIF에 넣었다고 가정하자. 물가상승률을 연 2.4%로 예상하면 투자 다음달부터 25년 동안 매달 62만5000~110만원가량을 받을 수 있다.

RIF에 투자해 25년 뒤에 투자금 3억원의 절반인 1억5000만원이 남아 있을 확률은 98%다. 2억5000만원을 쥘 수 있는 확률은 74%, 원금인 3억원이 그대로 남아 있을 확률은 31% 정도다. 삼성자산운용의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다.

투자자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미리 설계된 비율로 자금을 인출할 수 있고, 원하면 맞춤형으로 월 인출액을 조절할 수도 있다. 설정액은 150억원 수준이다. 캐피털그룹의 펀드 4~6개에 분산 투자해 글로벌 주식, 채권뿐 아니라 물가채, 원자재, 부동산 등도 편입한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퇴직금을 예금에 넣으면 원금은 보장되지만 물가상승률을 따라잡을 수 없고, 연금보험은 은퇴 잔존 자산이 없어 기대수명보다 오래 살면 자금이 부족해진다”며 “한국형 RIF는 기존 노후자금 운용 방식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과 손잡고 상품을 출시하는 캐피털그룹은 최고 수준의 TDF 운용 성과를 올리고 있는 글로벌 금융그룹이다. 캐피털그룹은 2007년부터 TDF를 운용하고 있다. 10년 연평균 수익률은 7.66%로 뛰어난 운용 능력을 보이고 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