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확장' 나선 헤지펀드 강자들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의 ‘강자’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라임자산운용이 영토 확장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타임폴리오운용은 해외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사모펀드 사업만 하고 있는 라임운용은 올 하반기 공모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아시아 시장 공략 나서는 타임폴리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타임폴리오운용은 다음달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한다. 타임폴리오운용은 이 법인을 아시아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 운용 거점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우선 중국, 대만, 홍콩 등 중화권 시장 분석을 시작하고 분석 대상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넓혀나가기로 했다. 황성환 타임폴리오운용 대표는 “미국처럼 정보기술(IT) 부문 엘리트 인력이 늘어나고 4차 산업에 적극 투자하는 중국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지역 상장사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운용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 지역에 강점이 있는 특급 인력을 채용하는 게 필수”라는 게 황 대표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그는 유럽과 홍콩에서 직접 물색한 영국인과 중국인 펀드매니저를 1명씩 채용했다.

황 대표는 “펀드 운용의 성과는 곧 사람에서 나온다”며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톱 클래스’ 인력을 뽑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타임폴리오운용은 이들이 회사 시스템에 적응할 기간을 준 뒤 이들이 직접 운용하는 펀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타임폴리오운용은 ‘손실을 내지 않는 운용사’로 유명하다. 이 회사가 운용하는 ‘타임사모펀드’는 2003년 설정 이후 지난 14년 동안 단 한 번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지 않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수익을 내면서 강남 재력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올해 출시한 코스닥 벤처펀드는 최소 가입금액이 10억원임에도 약 4000억원이 몰렸다.

◆퇴직연금 시장에 눈독 들이는 라임

헤지펀드 시장의 또 다른 강자 라임자산운용은 공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할 준비를 하고 있다. 라임운용은 금융감독원에 공모펀드 운용사로의 전환을 신청했다. 회사 측은 이르면 올해 3분기 중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직도 개편했다. 부동산운용본부를 신설했고, 조만간 채권운용본부도 출범할 예정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스타 펀드매니저였던 홍정모 주식운용본부장도 영입했다. 인력을 확충하면서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인근 국제금융센터(IFC)로 최근 사무실을 옮겼다.

이 회사 원종준 대표는 공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한 뒤 퇴직연금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헤지펀드 운용 경험을 살려 변동성이 적고 절대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퇴직연금 상품을 내놓을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대표 메자닌펀드인 ‘새턴’ 시리즈는 현재 6호까지 설정됐다. 이 중 ‘새턴3호’는 올해 59.15%(5월24일 기준) 수익을 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