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의 성장성에 주목한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관련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중국 정부의 자국 산업 육성 정책과 중국 본토 A주의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신흥국 지수 편입 등으로 시장 전망이 밝다는 판단에서다.

KB자산운용은 중국과 홍콩, 미국 등에 상장된 4차산업혁명 관련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KB통 중국 4차산업펀드’를 출시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스마트폰 밸류체인, 반도체, 로봇과 공장자동화, 차세대 유니콘 등 5개 부문의 선두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텐센트와 알리바바, 써니옵티컬, 아이플라이텍과 하이크비전 등이 대표적인 투자 대상이다.

김강일 KB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 매니저는 “중국은 디지털경제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4차산업혁명 분야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국가”라며 “모바일 금융과 생활서비스, 반도체 산업 등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골든브릿지자산운용도 중국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골든브릿지 차이나 백마주 펀드’를 출시했다. 중국 국민소득 증가로 수혜를 입을 내수 기업, 공유경제와 로봇 등 4차산업 혁명을 주도하는 기업 등에 투자한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강자 삼성자산운용은 중국 본토 ETF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2위(운용자금 기준)의 대형 운용사 건신기금과 함께 ‘건신MSCI차이나A주 국제통 ETF’를 개발해 지난 21일 상하이거래소에 상장했다. 234개 우량 종목으로 구성된 MSCI 차이나 국제통 지수(MSCI China A Inclusion Index)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중국 ETF 시장 규모는 약 82조원으로 한국(41조원)보다 크다. 하지만 상장 종목 수는 181개로 한국(360개)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등 상품 다양성은 부족한 상태다. 중국 시장의 성장 속도를 고려할 때 향후 발전 여력이 크다는 평가가 많다.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운용총괄부사장은 “다음달 중국 본토 A주의 MSCI 지수 편입을 앞두고 중국 본토 주식에 대한 중국 대형 기관 및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건신기금과의 협력으로 중국 본토 ETF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