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證, 발행어음 사업 인가… 초대형 IB 시장 '빅뱅' 예고
NH투자증권(사장 정영채·사진)이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두 번째로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았다. NH투자증권은 초대형 투자은행(IB) 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을 확보하게 됐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23일 NH투자증권에 대한 발행어음 인가 안건을 통과시켰다.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오는 30일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최종 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증권업계에선 발행어음 인가를 최종 획득하면 NH투자증권이 곧바로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발행어음 담당 부서인 전략투자운용부를 구성해 오랜 기간 사업을 준비해왔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요건을 갖춘 증권사가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2배 이내에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할 수 있게 된다. 발행어음은 증권사에는 새로운 자금조달 ‘창구’가 되고, 투자자에게는 은행 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발행 증권사가 부도를 내면 투자원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지만, 초대형 IB로 지정된 곳들의 신용도가 높다는 점에서 돈을 떼일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NH證, 발행어음 사업 인가… 초대형 IB 시장 '빅뱅' 예고
자기자본이 약 4조8000억원인 NH투자증권은 연내에 1조5000억원 규모의 발행어음을 찍겠다는 계획을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신 기반 확충을 위해 이 중 70%는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할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선 NH투자증권이 초기 판매분에 대해 먼저 발행어음 사업을 시작한 한국투자증권보다 조금이라도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적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장 만기가 1년인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의 수익률은 연 1.55~2.30%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직후 사업을 시작해 올해 3월 말까지 2조2756억원어치를 팔았다. 첫 발행어음인 ‘퍼스트 발행어음’은 판매 시작 이틀 만에 5000억원어치가 팔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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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다음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 ‘타자’는 KB증권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옛 현대증권 시절 영업정지를 받은 전력이 문제가 돼 발행어음 인가를 자진 철회 KB증권은 이달 말 제재 효력이 해소됨에 따라 6~7월 중 인가를 신청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연내에 발행어음 인가를 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미래에셋대우는 진행 중인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신규사업 인가를 받는 게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증권은 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형사재판으로 발행어음 인가 심사가 중단된 가운데 최근 우리사주 배당사고까지 발생한 게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하수정/송종현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