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16일 오후 4시10분

포스코가 채권시장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다. 7년 만에 글로벌본드 발행에 나서는 등 오는 7월 국내외 채권시장에서 1조원 이상을 마련할 계획이다. 재무구조 개선에 힘입어 신용위험이 줄어들자 채권시장을 다시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마켓인사이트] 포스코, 국내외 채권시장서 1兆 조달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7월 5억달러(약 5400억원) 규모로 글로벌본드를 발행할 계획이다. 최근 주요 외국계 증권사들과 발행조건 등을 두고 협의하고 있다.

채권 만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국내 민간 기업들이 글로벌본드를 발행할 때 통상 많이 하는 5~10년 수준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IB업계는 보고 있다. 포스코의 글로벌본드 발행은 2011년 4월(7억달러) 이후 약 7년 만이다.

포스코는 7월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약 5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5~10년 만기로 공모 회사채를 찍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발행 계획을 담은 입찰제안요청서(RFP)를 국내 증권사들에 돌렸다. 포스코가 국내에서 공모 채권을 발행하는 것도 2016년 5월(5000억원) 이후 약 2년 만이다. 포스코는 이번에 국내외에서 조달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포스코가 채권 발행 시장에 다시 등장한 것은 수익성 개선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2014년부터 3년여간 구조조정을 통해 차입금 부담을 크게 줄였다. 2014년 말 27조4750억원에 달했던 이 회사의 총 차입금(연결 재무제표 기준)은 지난 1분기 말 21조822억원까지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88.2%에서 68.1%로 떨어졌다.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포스코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조6218억원으로 전년 대비 62.5% 증가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1조4877억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늘었다.

신용등급도 좋아졌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해 10월 포스코의 해외 신용등급(Baa2)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바꿨다. Baa2는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아홉 번째에 해당한다. 신용등급이 긍정적인 기업은 2년 내에 등급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의 국내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두 번째로 높은 ‘AA+’(안정적)다.

포스코가 단번에 1조원 이상의 채권을 발행해도 상환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달 13일부터 조기 상환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8000억원 규모의 영구채(신종자본증권)를 전액 상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금성자산(약 10조원)이 지난 3년여간 두 배가량 불어난 것도 포스코의 차입금 상환 능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 글로벌본드

미국과 아시아, 유럽 등 세계 주요 금융시장에서 동시에 발행돼 유통되는 채권. 달러화 표시로 발행되며 통상 미국 국채 금리를 기준으로 금리를 산정한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