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국민연금 이어
지분 5.08% "단순투자 목적"
지분가치 3조1608억 달해

LG전자 지분도 5% 보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로
저평가 된 韓 IT株 매집 나서
글로벌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3조원 이상 규모의 SK하이닉스(87,900 -5.28%) 주식을 신규 취득했다. 블랙록은 앞서 LG전자에도 투자했다고 밝혀 포트폴리오에 한국 정보기술(IT)주를 새로 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블랙록, SK하이닉스 3대 주주 됐다

블랙록은 SK하이닉스 지분 5.08%(3701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14일 공시했다. 지난 3일 블랙록펀드어드바이저스 등 특수관계자 14명이 SK하이닉스 지분 4.99%(3636만 주)를 확보했다.

9일에는 65만여 주(0.09%)를 추가로 매입해 공시 기준인 지분율 5%를 넘겼다. 지분 가치는 이날 종가(8만5400원) 기준 3조1608억원에 달한다. 이번 지분 취득에 따라 블랙록은 SK텔레콤(20.07%) 국민연금(9.94%) 등에 이은 SK하이닉스의 3대 주주가 됐다.

블랙록은 상장지수펀드(ETF) ‘아이셰어스(iShares)’ 등을 보유한 인덱스펀드 세계 1위(자산 규모 기준) 운용사다. 액티브 투자를 하더라도 기업 지배구조 개편 등의 요구를 하지 않는 성향을 보인다. 블랙록은 공시에 첨부한 확인서를 통해 “블랙록과 특수관계인은 SK하이닉스 경영에 영향을 끼치는 어떤 행위도 하지 않을 것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블랙록이 SK하이닉스의 성장성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등을 감안해 적극적(액티브)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4.27배로, 세계 정보기술(IT) 업종 내에서도 가장 저평가된 수준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7.0% 늘어난 4조3673억원이다.

블랙록은 10일에도 LG전자 지분 5.04%(814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LG전자가 오스트리아 자동차 조명업체 ZKW를 전격 인수하면서 전장(전자장비) 사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대규모 투자도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선 최근 남북한 관계 개선 등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면서 저평가된 한국 대기업에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관심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블랙록은 자산 규모가 6조3000억달러(4월 기준)에 이르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다. 세계 30여 개국에 거점을 두고 있다. 지금까지 블랙록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했거나 과거 보유한 적이 있는 국내 기업은 KT&G, 신한금융지주, 금호석유화학, 현대해상 등으로 다양하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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