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5월은 전통적인 ‘소비 시즌’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야외 활동이 많아지고, 입학과 가정의 달을 맞아 소비가 늘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 내수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없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향후 소비를 가늠하는 지표인 소비자심리지수(CCSI) 4월치는 3월에 비해 1.0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다. 올해 1분기 민간소비는 0.6% 성장하는 데 그쳐 지난해 1분기(0.5%) 이후 가장 낮았다.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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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급격하게 올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전년 동월 대비)다. 1.8% 상승했던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높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개인서비스 부문이 전년 동월보다 2.5% 상승하면서 높은 상승폭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물가가 급등하면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떨어져 내수 진작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증시에서 소외됐던 내수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한동훈 파트너는 “최근 지속된 환율 하락으로 수출주의 상승세가 강하지 않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남북 관계가 개선되고 있고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의 귀환으로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만큼 내수주에 관심을 둬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형성된 남북 해빙 모드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며 충칭과 우한시에서 한국 단체관광 비자를 풀어주는 등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해제 조치도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인 내수주는 신세계·이마트 등 유통주다. 유통주는 최근 온라인 사업의 가능성이 대두되며 기대가 높아지는 데다 유커가 늘어나며 면세점 사업 부문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CJ제일제당과 농심 등 가정간편식(HMR) 확산 추세에 힘입어 떠오르는 음식료주, 유커 회복의 수혜를 받는 또 다른 업종인 화장품주도 내수주에 포함된다. 휠라코리아 등 의류 업종은 봄·여름 신상품 수요에 힘입어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