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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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주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 귀환 기대감과 면세점 사업 호조로 인한 이익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기존 단체 관광객의 빈자리를 대체했던 보따리상, 웨이상(소셜네트워크서비스 플랫폼 기반 제품 판매상)이 건재한 가운데 단체관광객의 유입이 본격화될 경우 면세 사업이 새로운 구조적 변화를 맞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1일 오후 2시15분 현재 신세계는 전날보다 1만1500원(2.73%) 오른 43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장중 44만20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호텔신라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도 각각 1.63%, 5.78% 상승세다.

같은 시간 코스맥스는 8%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한국콜마, 한국화장품, 토니모리, 에이블씨엔씨, LG생활건강 등도 오르고 있다.

중국소비주들의 최근 급격한 상승은 중국이 지난달 한-중 정상회담 이후 베이징과 산둥에서 중국인들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한 데 이어 우한, 충칭지역 중국인들의 단체 관광도 허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방한 중국인 수가 늘어남에 따라 면세점과 면세 채널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 등 소비주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면세 사업과 관련 소비종목의 이익 개선 흐름은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신세계의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132억원으로 기대치를 소폭 웃돌았다. 이 중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영업이익은 118억원 가량으로, 컨센서스(증권사 실적 전망치 평균) 80억원을 훨씬 웃도는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같은 날 코스맥스 역시 영업이익 104억원으로 기대치에 대체로 부합하는 양호한 1분기 성적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은 면세업 종목을 중심으로 목표주가를 잇따라 올려잡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코스맥스 등 면세 회복으로 인한 매출 성장이 예상되는 소비주들에 대한 기대감도 높이고 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면세점이 매출과 수익성의 동시상승 구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인 방한 회복세에 더해 웨이상의 구조적 성장이 더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연구원은 "향후 한국의 면세산업은 중국인 유입 회복과 송객수수료율 인하로 높은 영업레버리지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신세계는 면세점 신규출점과 기존점의 안정화가 더해져 면세사업자 중 가장 높은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면세점들의 송객 유치 경쟁 심화에 따른 수수료 증가 우려와 달리 "면세점의 협상력 강화로 송객수수료율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웨이상의 증가로 면세사업자들이 송객수수료를 과도하게 지불하고 고객을 유치할 필요성이 줄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3월말부터 국내 면세점들은 보따리상에 대해 제품별로 수수료율을 차등적용하는 등 관련 제도를 개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면세점들이 재고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송객 수수료율도 낮춰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부터 중국인 관광객수가 플러스 성장으로 반등한 상황이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로 인한 기저효과는 4월부터 본격화될 것임을 감안하면 관광객 증가 효과는 2분기부터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이는 면세점 사업에 당분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면세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 종목들의 성장세도 기대된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중 관계의 해빙 무드 속에 한국행 단체 관광 정상화 지역이 조금식 확대되고 있다"며 "중화권 수출 회복이나 면세 채널 보따리상 구매 대행의 급성장도 화장품 업종의 실적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