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스피지수가 10일 엿새 만에 반등에 나섰지만 2400대 중반을 맴돌고 있다. 고액자산가의 자금을 관리하는 주요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은 "6월까지 대외 불확실성 요인이 산재한 만큼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놨다. 단기적으로 주식 비중을 늘리기보다는 줄이거나 보유하는 전략에 무게를 뒀다.

이날 오전 11시6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61포인트(0.31%) 오른 2451.59를 기록하고 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에너지주 강세와 함께 상승했다. 이 가운데 코스피는 오름세로 장을 시작했으나 상승폭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

'큰손' PB들은 6월까지 대외 변수들이 증시 발목을 잡는 '요철 구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당분간 투자 포트폴리오 중 주식 비중을 낮추고 신규 투자의 경우 대외 이벤트 결과가 나온 후 나서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달러화 강세와 금리 상승이라는 신흥국 증시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와중에 아르헨티나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에 신청하며 투자심리 약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증시(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 편입 등도 증시에 마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급등한 유가도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 탈퇴를 선언한 가운데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70달러를 돌파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있지만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을 거치며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증시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김대영 신한금융투자 신한PWM강남대로센터장은 "6월까지 대외 불안 요인들이 산적한 만큼 현재 보유주식 비중을 30% 가량 줄일 것을 추천한다"며 "최근 우선주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뚜렷한 주도주가 없는 장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단기 관심 업종으로는 금리 인상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은행과 증시 거래대금 수혜가 기대되는 증권 등 금융주를 제시했다.

김진곤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상무 역시 "증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아지면서 추가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규 매수를 고려한다면 주가 하락으로 저가 매력이 부각되는 기업에 한정할 것을 권했다.

권문규 한국투자증권 대치PB센터장은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극히 낮은 만큼 이후 해결 수순을 밟을 전망이고 주가 저점을 확인했다고 본다"며 "액면분할이 마무리된 삼성전자 역시 최근 하락을 고려하면 중장기 관점에서 가격 매력이 부각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펀드 중에서는 올해 조정으로 가격 부담을 던 4차산업혁명 테마주 펀드, 베트남 펀드 등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김진곤 상무는 "최근 주가가 하락해 가격 메리트가 발생한 가운데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가치주,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중 녹인이 낮아 안정성을 보강한 상품을 달러로 가입하는 상품 정도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고 설명했다.

아르헨티나의 구제금융 요청과 함께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어 브라질 국채를 투자대안으로 삼을 만 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미국 금리 인상과 오는 10월 대통령선거 등으로 정치 불안이 가중돼 헤알화 가치가 내려갔지만 현지통화 채권인 브라질 국채 투자자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권문규 센터장은 "원·헤알 약세가 이어질 경우 브라질 채권의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높은 표면금리와 비과세 혜택을 고려하면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대안"이라고 평가했다.

김대영 센터장 역시 "브라질 국채 투자자의 추가 투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브라질 국채의 경우 과거에도 역발상 투자가 통했다는 점에서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6월 12~13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점쳐지는 만큼 해당 이벤트 이후 바이오주를 비롯한 코스닥 시장이 다시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김대영 센터장은 "6월 FOMC 이후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가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가시적인 성과나 실적이 뒷받침되는 바이오주, 본격적으로 한·중 관계 개선과 함께 투자심리가 개선될 게임 등 중국 관련 소비주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