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보안업체 에스원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SK텔레콤이 국내 2위 보안업체 ADT캡스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에스원은 전날보다 1400원(1.51%) 오른 9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거래일 동안 6% 넘게 빠진 뒤의 반등이었다. 전날엔 공매도 거래량이 급증하며 주가가 3.03% 급락했다. 공매도 정보플랫폼 트루쇼트에 따르면 이날 에스원의 공매도 거래량 비중은 38.7%로, 유가증권시장 종목 가운데 1위였다. 유동주식수(최대주주 지분과 자사주 등을 뺀 주식 수) 대비 대차잔액 비중도 5.84%로 지난달 25일 4.79%에서 확대됐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금력과 기술, 통신인프라를 갖춘 SK텔레콤이 보안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보안시장 점유율은 에스원 56%, ADT캡스 28%, KT텔레캅 12%, NSOK 4% 순이다. 에스원이 압도적인 1위지만 ADT캡스와 SK그룹 간 시너지를 고려하면 안심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SK텔레콤이 기존 통신 상품과 결합해 저렴한 가격에 보안 서비스를 내놓으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SK그룹과 관련된 건물 관리와 기업 보안도 ADT캡스가 맡을 가능성이 있다.

에스원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 노인 가구가 늘면서 국내 보안시장이 꾸준히 커지고 있어 에스원과 ADT캡스가 같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층이 달라 당분간 정면 대결은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