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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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5060세대(50~69세)가 성인 자녀에게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부모은행'과 부모와 함께 지내지 않지만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원격부양' 등의 상황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발간한 조사 보고서인 '5가지 키워드로 본 5060 세대의 가족과 삶'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5060세대 남녀 2001명을 대상으로 가족 관계 동향 설문을 진행한 결과, 부모은행·황혼육아·원격부양·더블케어·동상이몽 등이 핵심 키워드로 꼽혔다.

"부모은행·황혼육아·원격부양…'더블케어'에 빠진 5060세대"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87.5%는 성인에게 자녀 생활비와 목돈을 지원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74.8%의 경우 자녀에게 생활비를 지원해 줬거나 현재 지원하고 있고, 금액은 월평균 73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응답자 평균 가계소득의 14.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응답자의 75.7%는 자녀에게 학자금, 결혼자금 등 목돈을 평균 5847만원 지원한 바 있다고 답했다.

또한 맞벌이 시대를 맞아 응답자 중 손주가 있는 5060세대의 절반(51.1%)이 황혼육아를 경험한 적 있다고 답했다. 현재 손주를 양육 중인 경우가 27.1%, 과거에 손주를 양육한 응답자가 24.0%였다.

자녀 뿐 아니라 노무모 봉양도 5060세대의 부담이었다. 응답자의 절반(44.6%)이 경제적으로 노부모를 정기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이 살지는 않지만 생활비를 정기 지원하거나 병원이나 요양시설에 모시는 방식의 '원격부양'으로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는 비중이 높았다. 본인이나 배우자의 부모를 모시고 사는 경우는 12.1%에 그쳤다.

또한 5060세대가 성인자녀와 노부모를 이중으로 부양하는 '더블케어' 상황인 응답자의 비율이 34.5%에 달했다. 성인자녀를 부양하는 경우는 53.2%, 노부모를 부양하는 경우는 62.4%였다.

더블케어 가구는 성인자녀에게 평균 월 78만원의 생활비를 주고, 노부모에게는 월 40만원을 보내는 것으로 집계됐다. 손주가 있는 더블케어 가구 중 41.9%는 추가로 손주를 돌봐주는 '트리플케어'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5060세대 남녀 간에는 가족 부양에서 실제로 담당하는 역할과 가족 부양에 대한 인식이 달라 '동상이몽' 형세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심현정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5060 여성은 돌봄 노동의 주체로 노부모 간병(비율 69.3%)과 손주 돌봄(86.1%) 등을 전담했다"며 "노부모 부양에 대해서는 남성의 75.7%가 여력이 된다면 노부모를 모시고 살아야 한다고 답했지만 이에 동의한 여성은 60.1%였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