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채권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자 투자자의 관심이 그동안 강세장을 이끌어온 정보기술(IT), 바이오주 등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옮겨가고 있다. 가치주 특성상 대외변수에 흔들리는 폭이 크지 않아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4일까지 코스피지수는 2% 넘게 하락(-2.15%)했지만 의류주인 F&F는 2.86% 올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기준 200위 밖에 있는 중형주지만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이 7.5배이고, 실적 기준 주당순이익(EPS: 순이익/주식 수)이 한 달 전과 비교해 90.5% 늘어나는 등 최근 조정장에서도 탄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확장되고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선 성장주가 부진한 성과를 내는 경향이 있다”며 “금융, 소비재 등 경기에 민감한 가치주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과 실적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4월에는 저PER, 고EPS 종목의 수익률이 코스피지수 평균 수익률을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PER 6.7배, 한 달 전과 비교한 EPS 증가율 28.4%) 광주은행(3.9배, 22.4%), 하나금융지주(6.4배, 37.7%) 등 금융주와 롯데정밀화학(8.2배, 181.9%), 대한해운(7.0배, 49.2%) 등 경기에 민감한 중소형주는 PER이 낮은 반면 EPS는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자(7.8배, 37.2%), SK하이닉스(4.2배, 74.4%) 등 전기전자 업종도 저PER, 고EPS 종목에 들어 있다. 김대준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다른 IT 업체들과는 달리 밸류에이션이 낮아 가격 부담이 작다”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